서로의 경기장을 이해하는 순간

관중이 아닌 선수의 눈으로

by 윤즈

관중석에서 혹은 중계 화면으로 경기를 보면 축구가 참 쉽게 느껴진다. 나도 상황마다 선수의 선택이 아쉽게 느껴지고 다음 상황에 대한 훈수를 두곤 한다. 하지만 그라운드에 서본 은퇴 선수들은 전혀 다른 톤으로 이야기한다. 그들의 인터뷰에서 경기장 안의 선수들은 눈 앞에 달려오는 상대방 그리고 수만명의 환호 혹은 야유로 인한 심적 압박감 속에서 매 초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말을 반복한다.


"왜 저기서 패스하지 않았지?"

"슈팅 찬스였는데 왜 볼을 돌렸지?"


대부분의 축구 팬들은 본인이 응원하는 구단의 경기를 보며 수많은 훈수를 둔다. 그러나 실제로 축구를 해본 사람들은 알고 있다. 나와 비슷한 수준의 선수 스물 한 명과 같은 공간에서 공을 다퉈야하고 상대방의 압박을 온몸으로 이겨내야 하는 상황 그리고 동료들과의 아이컨택 한 번 하지 못하고 합을 맞춰야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긴박함이 공존한다. 그리고 TV로 중계되거나 관중이 들이차는 경기에서 선수들이 관중으로부터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도 매우 강렬하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고 축구를 본다면 경기를 훨씬 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 내가 플레이어가 된 것처럼 경기에 몰입할 수 있다. 그리고 개별 선수들의 가치와 노고를 인정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선수와 구단을 무지성으로 비난하는 사람들과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보는 축구와 뛰는 축구가 이렇게 다르다. 그리고 조직도 다르지 않다. 멀리서 보면 단순해 보이는 업무가 그 일의 담당자에게는 전쟁이자 무거운 업무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요즘 가깝게는 팀원들, 멀리는 타 부서 인원들을 바라볼 때 나의 시선이 아니라 그들의 시선에서 바라보고자 노력한다.


하물며 축구를 보면서 선수가 놓친 기회를 비난하기보다는 선수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려고 하려고 노력하면서, 나와 함께하는 동료들에게 그러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러한 시각과 노력이 동료들을 더 깊고 진정성 있게 이해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욕심낸다면 이런 나의 생각과 감정이 나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되는 날이 오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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