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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별 Oct 15. 2021

아 이 OO, 선 넘네!!

저도 욕 좀 한번 쏘아보겠습니다, 다 다닷.

(길게 쓰긴 어려울 것 같다. 선 넘기 사례 모음집도 낼 수 있겠으나 난 별 수 없는 소심인이니까.

모두 그만의 사정이 있었으리라 믿는다.)


토요일, 붐비는 시간이 있다.


 학생들의 대화는 언제나 재미있다. 패기 넘치는 과격한 대화에 왜 이리 웃음이 나는지.


 중학생 친구들, 남학생 다섯 명. 여섯 명이었나? 한 친구가 키오스크 앞에 서서 메뉴를 고민한다. 화면 터치 몇 번에 뒤 친구들이 잔뜩 흥분한다. 웹툰의 한 장면처럼 느낌표가 와글와글.


야 뭐야!!!!


"뭐야 안 정했어? 고민하는 거야?", "뭐 먹을지 안 정하고 앞에 간 거야? 이 OO, 선 넘네!!", "뒤로 가!!!! 뒤로 가서! 줄 서서 골라! 아 선 넘네~!!", "선 넘으면 안 되지!!!", "더불어 사는 사회 몰라?", "뒤로 보내!"


 진짜 선을 넘는 어른을 마주한 뒤여서인지, 목소리는 호통이지만 얼굴은 웃음 가득인 아이들의 <선 넘네 릴레이>에 덩달아 즐겁다. 뒤로 가서 다시 메뉴를 고르는 아이 얼굴도 함박웃음인 것을 바라보며 이어지는 주문표에 바삐 움직인다. 흥겨운 마음만큼 펄도 음료도 콸콸. 음료 너울에 무례한 고객 마주하고 서럽던 마음도 함께 일렁인다.


 메뉴 고르기 전 서면 선 넘는 것이라는 귀여운 친구들이 퇴장하고, 진짜 선 넘는 어른들을 용서하기로 한다. 에잇, 사정이 있겠지. "이건 선 넘는 거야, 이 OO!" 말해주는 귀여운 벗이 없나 보지 뭐!!


 (용서는 하되 저도 혼자 욕 좀 한 번 쏘아볼게요. 다다다 다닷.)

아 준우, 이발 좀 하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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