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S/-108)
2019년 6월 10일, 21:59
허리가 아플 땐 먹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오늘 과식을 하면, 다음 날 허리가 아프다.
허리 아픔이 시작된 지난 주일,
바로 전날 엄청 먹었다. 밤늦게까지... 줄다리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억울한 줄다리기...
하루 종일 일에 쫓겼다.
밀리고 쌓인 일에 눌렸다.
허리도 아팠다.
나온 배를 감추기 위한 필사적이고 반사적인
배에 힘주기 덕분에
사무실 의자에 앉아 있기도 힘들었다.
아무튼 이래저래 많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화장실로, 바깥으로 자주 자리를 벗어나게 되었다.
당 보충이라도 해볼 성싶어 마신 믹스커피는
심장박동을 부추겨 일에 집중도를 더 떨어뜨렸다.
걸려오는 전화 한 통 한 통이 매우 거슬렸다.
입사 초 지금보다 더 밝고 긍정성이 탑재되어 있던
내 모습이 일부 사라졌음을 실감했다.
이렇게 또 나약한 자임을 알게 되고
그게 너무 싫었다.
그렇게 또 모든 것에 대해 회의적인 마음과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힘들다. 힘들다.
사실, 몸이 아프다 아프다.라는 것을 두고
힘들다. 힘들다.
어렵사리 칼퇴 아닌 정시퇴근
'방구석 1열'
좋아하는 예능 프로다.
시청 중 'Memento Mori'라는 용어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인터넷 검색도 해본다.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전후 배경과 뒤따르는 설명이 있지만,
내게는 '그러니 겸손하라'라는 메시지가 남았다.
거기에 더해..
하루의 삶으로 인해 쓰러져버리고 싶던 내게,
뭘 그렇게 아등바등하냐며,
숲을 보고 싶던 내게, 숲을 보면 된다고, 숲을 보라고 말하고 있었다.
여권이 나왔다.
DTS 지원과정을 마무리했다.
딸아이의 파운데이션 스쿨 입학허가가 났다.
별일 없으면 조만간 나 또한 입학허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 이제 등록금 납부, 항공권 구입, 비자발급을 비롯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선다.
'Memento Mori'
직접적인 연결고리라고는 말하기 어려우나
뭔가 DTS를 준비 중인 내게,
오늘 하루 쓰러져 울고 싶던 내게,
무언가를 남겨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