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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라데이션 Feb 15. 2020

그동안의 경험에
숨결 불어넣기

포트폴리오 경진대회


01 활동은 많이 했지만 정리가 필요해



"예전에 이 활동하면서 뭘 배웠더라?"


3학년 1학기가 끝난 여름, 후배 한 명이 연락이 왔다. 내가 했던 대외활동 중 하나에 지원하려고 하는데 어떤 활동이고 어떤 점이 좋은지에 대해서 물어보기 위함이었다. 대답을 해주면서 문득 들었던 생각이, '이 활동은 대체 왜 하게 되었더라? 뭘 배운 거지?'였다. 욕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기회만 되면 도전해오기는 했지만, 정작 '그래서 뭘 배웠는데?'라는 질문을 들었을 때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당시에 했던 활동들을 정리하는 수단이라고는 블로그에 가끔 후기를 올린다거나, 외장하드에 지원서나 했던 활동들을 정리해두는 정도였던 것이다. (그나마 아카이빙이라도 어느 정도 해 두었다는 것에 위안을 삼기는 한다.) 그것도 깔끔하게 정리해둔 것이 아니라, 그냥 저장해두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정도였다.


그러던 중, 마침 포트폴리오 경진대회를 개최한다는 학교 공고를 보게 되었다. 이왕 정리하는 것이라면 써먹을 수 있게 정리하는 게 나한테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포트폴리오 경진대회에 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02 스펙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쌓았던 경험들



"근데 그렇게 활동 많이 하면 다 써먹지도 못할 텐데"


이것저것 활동을 많이 하고 있자니, 중간에 선배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그렇게 활동을 많이 해봐야 다 써먹지도 못할 것이고, 취업할 때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활동보다는 학점이나 자격증이라는 내용이었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은 그 말이 어느 정도 공감이 가지만, 그 당시에는 '그래, 내가 했던 것들이 전혀 의미 없는 것이 아니라는 걸, 양 많아도 전부 쓸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릴게요.'라는 오기가 생겼다.


나에게 학교 밖 활동이란 단순히 스펙으로서의 가치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여러 분야에서의 경험을 다채롭게 하면서 성장하는 것 자체를 좋아했기에 그동안은 경험만 있다면 그 자체로도 의미 있는 것이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선배의 그 말을 듣고 나서 내가 했던 것들이 나의 미래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졌다.


그래서 일단 했던 모든 경험과 활동들을 정리했다.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나를 구성하는 모든 유의미한 경험들을 정리하자니 그 양이 만만치 않았다. 증빙 자료 모으는 것도 문제였다. 학교 내에서 진행했던 전공 프로젝트나 대외활동이나 공모전에 제출했던 자료들, 지원했던 각종 자기소개서 등을 전부 찾아서 정리하는 데까지 거의 2주라는 시간이 걸린 것이다. 나름대로는 정리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파일을 카테고리화 시키는데만 해도 굉장히 오래 걸렸기에, 나는 그 이후부터는 바로바로 모든 증빙 자료들을 정리하고 업로드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아무튼, 그렇게 모아보니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문제였다.



03 카테고리를 나눠서 강점 정리하기



"처음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하지?"


파일 정리가 끝나고 든 생각은 '포트폴리오는 만들어본 적이 없는데'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당시 나에게 포트폴리오란 디자인이나 건축 등을 전공한 학생들이 자기소개서 외에 나를 어필하는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면 안 되겠다 싶어서, 인턴을 하던 도중 반차를 써서 학교에서 주최하는 포트폴리오 특강을 듣기도 하고 Pinterest에서 포트폴리오와 관련된 온갖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으며 책을 몇 권이나 사서 공부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했던 것은 '카테고리 나누기'였다. 포트폴리오는 단순히 활동했던 것을 정리하는 수단이 아니라, 나를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수단이다. 그렇기에, 나는 총 네 가지 테마를 두고 포트폴리오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각각의 테마는 아래와 같다.




1) 자기 분석
프로필 부분, MBTI, DISC, STRONG 직업흥미검사 등의 자기 탐색 결과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시각적인 이미지들, 그리고 진로에 대한 고민(원하는 기업이나 직군 등)에 대한 자료들. 작성해봤던 자기소개서나 이력서 등을 포함해도 좋음

2) 활동 증빙
참가했던 대외활동, 상을 받은 공모전뿐만 아니라 자신이 도전했던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면 비록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더라도 최종 제출까지 했던 대외활동, 공모전 경력에 대한 자료들, 교외 활동을 주로 작성할 수 있도록 했음

3) 능력 증빙
전공과 관련된 활동 내용들을 정리. 주로 교과 활동에서 자신의 역량을 기른 내용이나, 교내 동아리나 소학회, 각종 행사 참여(학교가 주최하는 설명회도 좋음)했던 자료들 추후, 영어 성적이나 자격증 등에 대한 증빙 자료도 함께 업로드하는 것이 좋음

4) 미래계획
입사 전 계획이나 입사 후 포부, 나이가 들고 난 다음에도 자신을 어떤 식으로 꾸준히 개발시킬 것인가에 대한 자료들. 인포그래픽 형식이나 표나 그래프 형식을 이용하여 한눈에 들어오도록 정리하면 좋음




교내 포트폴리오 대회를 나가기 위해 세웠던 기준은 위와 같다. 포트폴리오를 쉽게 만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콘셉트화'라고 생각한다. 내가 했던 것들을 어떤 콘셉트를 가지고 소개할 것인가가 얼마나 매력적으로 느껴지는지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물론, 위에서 작성했던 기준은 지역 대회, 전국 대회를 나가면서 바뀌고 구체화되기는 했다. 아래는 교내 대회 당시 제출했던 포트폴리오의 일부이다.



당시 제출했던 포트폴리오의 일부


나의 강점이 무엇인지, 어떤 경험을 통해 어떤 성장을 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무슨 활동을 했으며 그 활동에서 배운 점이 무엇인지를 아주 자세하게 담아냈다. 자료 정리를 하고, 프레임을 잡고 디자인을 하고 배치해서 완성하기까지는 약 2달 정도의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자세한 포트폴리오 제작과 관련한 내용은 따로 브런치 북을 만들 예정이다. 아래 링크는 내가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서 정보를 찾다 보니, 정보가 너무 없었던 탓에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만들었던 방법을 정리해둔 포스팅이다.




04 모든 순간이 의미 있었다



"가치 없는 경험은 없었던 걸로!"


2018년의 하반기는 포트폴리오와 함께했다고 생각한다. 교내 포트폴리오 경진대회에서는 가장 큰 상을 수상하고, 지역 대회를 거쳐 전국 대회에서는 3 분야(*전기/전자/산업 분야) 금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6개월 정도 되는 시간 동안 포트폴리오를 만들다 보니, 대학생활을 무척이나 알차게 해오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매 순간 했던 것 같다.


전국 포트폴리오 경진대회에 제출했던 포트폴리오 카테고리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순간 또한 나에게는 의미 있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했던 경험 중 어떤 것을 강조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패한 경험이든 성공한 경험이든 결국 나에게는 '경험'이라는 자산이 남았다는 사실이, 그렇기에 무엇을 배웠고 어떤 성장을 할 수 있었는지 말할 거리가 풍부하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의미 있지 않았나 싶다. 


무엇보다도 재미있었다. 스스로를 브랜딩 하는 느낌도 있었고, 그땐 그랬지 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할 수 있었다. 당시 흥미 분야가 여러 ICT 분야 중에서도 미디어와 관련된 것이었는데, 이와 관련한 스토리를 어떤 식으로 엮을지에 대한 고민조차 즐거웠다. (물론, 대회에 참가하면서 소소하게 벌어들인 상금도 매우 달콤했다.)





지금도 다양한 방법으로 나를 PR 할 방법을 찾고 있다. 최근에는 웹 포트폴리오를 만들기도 했다. 이는 조금 더 뒤에서 구체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아무튼, 요즘 같은 자기 PR 시대에 포트폴리오를 미리 만들어 본 것은 무척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포트폴리오를 만들려고 했으면 무척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그동안 그냥 무작정 했던 경험들을 정리하면서 그 어떤 경험도 의미 없는 경험이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가장 가치 있지 않았나 싶다. 도전 자체에 의미 있다는 사실, 스쳐 지나가듯 참가했던 프로젝트에서도 나름대로 배울 점이 많다는 사실, 그리고 불합격하더라도 지원을 하는 과정 속에서도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었다는 사실 등 모르고 지나쳤을 수도 있는 수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본 경험은 나에게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자, 기획자와 관련된 활동에 숨결을 불어넣을 수 있었던 계기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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