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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라데이션 Jan 21. 2021

단체가 한 STEP 더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젝트

[회고글] SOPT Term Project 제작기

SOPT의 가장 큰 장점은 IT 분야에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기획, 디자인, 개발 파트로 명확하게 구분 지어져 있다는 것이다.


내가 회장에 지원했을 당시 가장 아쉬웠던 점은 그러한 IT 인력들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앱잼을 제외하면 함께 프로젝트를 할 기회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SOPT를 수료한 대부분의 디자이너, 개발자, 그리고 특히 기획자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갈망이 강한 편이기도 했다.(*나를 포함하여)


그래서 제안하게 된, SOPT의 새로운 행사이자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SOPT-Term Project"의 제작과 운영 과정에 대해서 적어보고자 한다.



새로운 프로젝트 시도의 필요성


24기 - 26기 앱잼 포스터


SOPT에는 앱잼이라는 장기 해커톤이 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성장'이 가장 큰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개발에 처음 도전하는 파트원들도, 비전공자 디자인 파트원들도, 그리고 서비스를 직접 기획하고 출시해본 경험이 없는 파트원들도 이 해커톤을 통해서 굉장히 많은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앱잼을 통해 성장하고 난 다음 창업으로 이어지는 케이스도 분명히 존재했지만, 매 기수 200명에 달하는 OB들이나 수료자들은 프로젝트의 '기회'를 얻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보통 앱잼에서는 한 팀에 20-40% 정도의 OB가 참여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을 활용하여 YB들과 조금 더 성장하는 정도에 그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3주 정도 진행되는 앱잼은 장점도 있겠지만 단점도 있다. 기획자는 앱잼의 규모에 맞게 서비스를 기획해야 하고, 만약 서비스 자체의 규모가 크거나 한다면 MVP 모델 정도만 구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개발자와 디자이너 또한 그들이 도전해보지 못한 지식을 사용하고 싶어도 3주는 상당히 짧은 기간이다.


그래서 아예 3개월 정도의 중장기 프로젝트를, OB들을 대상으로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프로젝트의 가장 큰 목적, '기회'


솝텀 프로젝트의 초안, 회장 공약 PPT의 일부


회장에 지원했을 당시 여러 가지 공약을 내세웠다. 그중 가장 많은 질문과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도 바로 솝트인들의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것이었다.


프로젝트명은 'SOPT-Term Project(*이하 솝텀프로젝트)'로 더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가장 큰 목표로 삼았다. PM이 자신의 서비스 아웃라인을 제안하면, 디자인 및 개발 파트 팀원들과 함께 그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가고 후에 창업이나 추가 인원 모집 후 서비스 사이즈를 더 크게 키우는 것이 솝텀 프로젝트의 가장 큰 메리트라고 할 수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의 자격 요건도 'OB'로 한정했으며, 졸업 이후 취업을 한 현직자들도 가능하도록 했다. 사실, IT 직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회사 업무도 물론 바쁘지만 새로운 프로젝트에 늘 목말라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나 같은 기획 직군에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나 일하는 사람들은 주어진 프로젝트가 아닌, 좀 더 신선한 프로젝트에 대한 열망이 늘 있다고 생각한다.


솝텀 프로젝트 OT 자료 일부


솝텀 프로젝트는 내가 아쉽다고 생각했던 그 포인트와, 나 또한 졸업하고 난 다음 이토록 훌륭한 인재풀이 갖춰져 있는 곳에서 협업하여 하나의 프로젝트를 만들 '기회'를 얻고 싶었다.


또한, 참가자 기준을 OB나 현직자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앱잼처럼 10명 이상이 모이지 않더라도 충분히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앱잼은 함께 부딪히고 고쳐나가면서 성장하여 결과물을 내는 프로젝트인 반면, 솝텀 프로젝트는 이미 어느 정도의 실력이 되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프로젝트이길 바랐다.


27기까지 이어져 온 SOPT 사람들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접점을 만들었으면 하는 것도 하나의 바람이었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첫 번째 시도인 만큼 불투명했다. 또한 다른 임원진들에게 너무 큰 리스크를 함께 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는 우선 혼자 이 프로젝트를 핸들 해보기로 했다. 지금 생각해봐도 대단한 도전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열정 하나로 시작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SOPT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줄 솝텀 프로젝트 1기를 기획하여 운영하게 되었다.



프로젝트 참가자 모집


솝텀 프로젝트 운영 노션의 일부


처음 기획 당시에는 프로젝트 약 5개 정도에 인원은 30명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솝텀 프로젝트가 과거에 진행되지 않았던 만큼 참고할 수 있는 레퍼런스가 하나도 없었고, 어느 정도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정도의 인원을 예상했다.


그러나, 막상 신청을 받고 나니 총 53명의 신청자와 8개의 팀이 1기 솝텀 프로젝트를 함께하게 되었다. 다행인 것은 PM으로 지원한 분들이 기획 쪽에서는 어느 정도 경험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심지어 과거 SOPT 기획파트장 2명과 회장 2명이 신청했다. 아주 든든했다)


프로젝트는 우선 PM의 아이디어를 받는 것부터 시작했다. 또한, 많은 참가자들이 일을 하고 있거나 바쁜 경우가 있는 만큼, 놓치는 부분이 없도록 노션을 통해서 프로젝트 전반적인 사항을 공유했다. 굉장히 러프한 진행 사항 공유였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기회'라는 프로젝트 목적성을 바탕으로 모두가 적극적으로 임해주었다.


솝텀 프로젝트 OT 자료 일부


가장 고민이 많았던 부분은 바로 팀빌딩에 대한 것이었다. 기존에 앱잼은 모든 지원자들의 참가를 보장해주는 것에 비해, 만약 이번 솝텀 프로젝트에서 PM 숫자에 비해 많은 디자인/개발 파트원이 신청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에는 인원을 줄일 생각도 하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계산을 해 본 결과, 각 팀에서 안드로이드나 iOS 서비스 하나씩을 만들게 되면 인원 분배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다음으로 해결해야 할 것은 '어떻게 하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팀 구성을 할 수 있는가'였다. 사실 솝텀 프로젝트에서는 경쟁이 의미가 없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의 실력은 이미 1번 이상의 SOPT 활동으로 보장이 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1-8순위 신청을 받았다.


또한, PM들도 함께하고 싶은 팀원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파트 구분 없이 최대 3명까지의 명단을 제출하라고 했다. 이를 바탕으로 혹시나 이전 SOPT 활동에서 갈등이 있었던 팀원들을 설문조사를 통해서 받은 다음, 1-8순위 신청과 PM들의 선호도 조사를 반영하여 최대 5순위 이내로 팀 매칭을 진행시켰다.


수동으로 진행한 만큼 쉽지는 않았지만(* 사실 더 나은 방안이 있었을 수도 있다. 다음 기수에서는 좀 더 효율적인 방안을 고민했던 사항을 인수인계시켜주려고 한다) 결론적으로는 모두가 만족스러운 팀 매칭을 할 수 있었다.




전체 일정과 프로세스


전체 일정 소개 자료 중 일부


팀 빌딩 이후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PM들이 프로젝트를 다수 경험해본 덕분도 있었고, 디자인이나 개발 파트원들도 이미 프로젝트 자체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앱잼처럼 각 파트장이 피드백하기에는 오히려 더 나은 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기에 피드백 과정 또한 필요하지는 않았다.


중간에 PM들을 대상으로 회고를 진행해봐도, 프로젝트에 대해 무언가 더 해줄 만한 것이 없냐는 질문에 지금이 딱 적당하고 좋다는 답변을 받기도 했다. 팀마다 색깔이 너무 달랐기 때문에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간단한 과제 정도였다. 진행 사항을 보고하고, 매주 회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결과를 솝텀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볼 수 있도록 해서 레퍼런스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유도했다.


중간발표를 진행하며 각자의 서비스에 대해 피드백하기도 했으며 각 팀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 진행 사항을 노션 페이지를 통해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현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일하는지, 기획 초기에서 체크해야 하는 사항들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과제를 확인하며 알 수 있었다.




솝텀 프로젝트는 기존의 활동 멤버들 뿐만 아니라 비활동 멤버들까지 고려해야 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OB들끼리 각자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함께하고 싶어도, 판을 깔기가 쉽지 않았던 만큼 나는 SOPT에 또 다른 문화로 솝텀 프로젝트가 자리하길 바랐다.


60명 정도가 되는 사람들이 8개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과정 속에서 나 또한 많은 것을 배웠다. 다음 글에서는 솝텀 프로젝트 결과와 후기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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