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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화아재 Aug 10. 2024

"아이고~힘들다"라고 써 있는 책을 보다

대형서점에 갔다.

나는 관심 가는

책을 볼때 

그 책을 들고 무조건

보는 부분이 있다.


김훈의 허송세월을

집어 들고

거기를 봤다

이것은

한국 출판계의 비명이다.


김훈이나 되는 작가가

"안 팔리면 어쩌나~"

해서 이렇게

조금 조금씩 간을 봐가며

증쇄한다니..

저 촘촘한 날짜들을 보라

7일 간격까지 있다.


김훈인데 말이다..


영화관은 망할 것이다.

어떤 산업이 하나

없어질땐 갖은 이야기가

다 나오고 몸부림도 거칠다.


그러나 시류를 거수를 순 없다.


현재도 필름 카메라의 수요도 있고

영화도 필름으로 찍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해서 필름 카메라가

망했다는게 사실이 아니게 되나?


영화관은 같은 신세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영화가 망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책도 마찬가지다.

사실상

안 죽은척 하고 있지만

사실상 국내 도서 시장은

이미 죽어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으니까.


그러나 책이라는 물리적

장치의 종말이

글쓰기나 글읽기라는

행위의 종말을 뜻하지는 않는다.



김훈의 허송세월을

한 페이지 정도 서서 더 읽었다.


디지털 세상은 무한하다거나

데이터 전송은 시차가 없다거나 하는


따질 필요도 없는 오류가 있었지만

그 첫 한페이지의 내용은

과연 내 동생이 말한것과 일치했다.


이미 다 읽은 동생은 이렇게

말했다


"그 할배 죽지 싶다"


왜라고 물으니 계속 죽는 이야기.

죽음에 대한 이야기만 나온다더라.


그 첫페이지 조금 넘는 부분을

읽어봐도 딱 그 내용이였다.


그리고 큰 공감을 했다.


내 어머니는 29년전에

돌아가셨다.


불의의 사고라

나는 의사의 사망선고 순간부터

몇달의 기억이 없다.


영화 같은데서 쇼크로

그럴 수 있다는 설정이

나오는데 내가 그렇다.


그리고 그 긴 세월

나는 통감 하였지만 입

밖으로 내진 않았다.


그리고 2년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더욱 확실해졌다.


영혼은 없다.


권성징악이니

하면 된다느니 개소리가

없다는건 애저녁에 알았지만


사람은 죽으면 끝이다.

라는걸 통감한다.


지난 2년간은 마치

스타워즈에서

죽은 사부들이

반투명으로 옆에서

이야기 하듯이

돌아가신 아부지와

그렇게 같이 사는듯이

괴로웠다.


뭘 해도

이럴땐 아부지가

이러셨을 텐데,

뭘 먹어도 이건

아부지가 좋아하시는

건데..


이런식으로 도저히

머리에서 떠나질 않고


아무 음악도 들을수가 없었다.

신나는 음악을 듣더라도

아부지 생각이 나서

견딜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건

내 머리속의 일이다.


흔히 사람들은

누가 죽으면 저 위에서

편하게 사세요.


라던가 꿈에 한번 와주세요.


이런식으로 이야기 하는데

그 전제란 것은

죽어서도 현생의 모습

그대로,현생의 인간관계

그대로 있을것이라는 것이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할까?


사후세계가 있다면

그 사후세계에서도

현생과 같은 모습,같은 언어,

같은 종족일 것이라고?


말 하면서도 힘이 빠진다.


지난 2년은

보수적인 동생이 우겨서

제대로 제사를 지냈지만

내년부터는 술한잔만

올리고 음식은 안하겠다고

억지로 우겨서 성사 시켰다.

그리고 제사 지내지

말란 것은 아버지의 유언이기도

했다.


나는 일본어를 하는통에

한자에 비교적 강한 편이다.


그런데 근 30년간

지방을 써왔지만 그 몇자

안되는 한자를 못 외워서

늘 보고 썼었다.

마음에 없는 것이다.


의미 없는 짓은 때려치고

2년전부터 아이패드에

부모님 사진을 띄워서

제사를 지냈었다



인간이 사후세계를

믿는 것은 

스스로의 위안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과학이 위대한 것은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 한다.


나라고 사후세계를

어찌 알리오.


단지..


선명하게 느껴진다.


내 부모님은 안계시다는

느낌이.


김훈의 허송세월

한두페이지

내용이 딱 그거였다.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였다.



세상 돌아가는 것이 우습다.

증쇄정보가 있는

저 페이지를 본 후

나는 더욱 그 책을

안사게 되었다.

저만큼 팔았으면

이제 전자책 나오겠지..


하며.


그리고 둘러보다

엉뚱하게

난 이 책을 샀다.

이런책이 있었다고?;;

난 몰랐다.

나온지 엄청 오래된 책이던데..


읽기 불편한 하드커버라

짜증났지만 중간 중간 사진이 많아

만회했다.


일단 아이폰 메모장의 스캔기능으로

몇 페이지 폰에 넣긴 했다.


김훈의 책은 왜

안사고 하루키의 책은 샀느냐?

하루키 영감은 전자책을

안낸다.

희망 자체가 없으니

살 수 밖에 없었다.


허송세월

전자책이 빨리

나오길 기다리며..



ps:눈 떠보니 IMF 휴재는 좀 더 길어집니다.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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