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트린 게 아니라, 부러진 거야”

by 냐옹냐옹

나에게는 아주 귀여운 조카가 한 명 있다.

유치원에 다니는 5살이지만 본인은 7살이라고 믿고 있는 상태이다.


너무 어린아이로 보이지 않고 싶은 건지 태어난 기간을 넘어선 나이로 말한다.

잠깐의 실수가 아닌 물어볼 때마다 그러는 걸 보면 알고 말하는 듯하다.


그 조그만 입으로 거짓말을 하는 모습이 참 귀엽다.

그리고 아직은 지조를 지키기 힘든 나이이다 보니,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날이 바뀌고 있다.


어느 날, 조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사준 적이 있다.

한참을 이리저리 만지며 놀다가 모서리 부분이 부러져 버렸다.


나는 너무 당연하듯 ”OO이가 부러트렸네 “라고 하니, 그 어린아이가 억울한 듯 “부러트린 게 아니라 부러진 거야”라고 하는 게 아닌가.


처음엔 말이 서툴러서 잘못 말한 줄 알았는데,

되짚어 생각해 보니 그 조그마한 아이가 고의적인지 실수인지를 구별하며 말했던 거였다.

혹시나 싶어 다시 한번 물어보니 정확히 뜻을 알고 대답을 했다.


순간, 나는 한 대 맞은 듯 멍해졌다.

내가 세상의 때가 많이 묻은 탓일까.

아니면 모든 실수가 고의에 의해 일어난다는 편향적 사고를 가지고 살아서 그런 건가?


나에겐 적잖이 충격이었다.

어린아이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고 하는 옛 말을 실감할 수 있던 날이었다.


나의 잘못은 실수로 봐주길 바라면서,

정작 나는 질책할 준비를 하고 있던 생각에,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 일이 있고 난 후에 바로 고치기는 힘들었지만,

의식하며 말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맑은 마음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아이가 참 사랑스럽다.

나도 그 눈높이에 맞춰 모든 걸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게,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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