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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슈 두 장

서비스업의 본질

by 충칭인연

1. 티슈 두 장


아내는 발톱 무좀이 있다.

상병명은 내향성 손발톱과 손발톱백선이다.

매주 한 차례 정도 동네 피부과에서 치료를 받는다.

치료가 있는 날엔 함께 피부과가 있는 병원 건물로 향한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아내는 4층 피부과로 나는 1층 H** 커피숍으로 간다.

키오스크에서 뜨거운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는다.

때론 책을 읽고, 또 모바일폰으로 코인과 주식 동향을 체크한다.

치료가 끝날 때까지 3~40분 정도를 그렇게 기다린다.


매장 직원이 준비된 커피컵을 카운터 데스크에 올려 놓으며 육성으로 알려온다.

컵만 올려놓으니 매번 티슈 두장만 달라고 요구를 한다.

한 장은 컵 밑에 놓고, 한 장은 입가에 묻은 커피를 닦기 위해서다.

유명 브랜드 커피숍인데 매장에 티슈를 비치하지 않는다.

한두 번도 아니고 매번 갈 때마다 티슈를 달라고 해야 하니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커피 값 5,200원이 부족하면 값을 올려도 좋겠다.

대신, 매장에 티슈를 비치하여 불편을 덜어주면 어떨까?

서비스업의 본질을 생각한다.

고객 편의를 추구하고, 고객 만족을 실현하는 것 아닐까?

간단히 말해,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된다.

예를 들어, 고객이 매번 똑같은 것(티슈 두 장)을 요구하면 매장은,

첫째, 티슈를 매장에 비치하거나,

둘째, 고객을 기억했다가 그가 말하기 전에 그의 요구를 충족하는 기지를 발휘하면 된다.


오늘은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차에 있는 스타벅스 티슈 두 장을 챙겼다.

키오스크에서 커피를 주문했고, 여지없이 컵만 데스크에 올려졌다.

컵을 받아들고 자리로 돌아와 스타벅스 티슈 두 장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한 장은 컵 밑에 놓고 한 장은 입가에 묻은 커피를 닦았다.



2. 서비스업의 본질


업의 본질에 충실하지 못하면 기업은 존폐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서비스업의 본질을 망각하여 6~7조 원 매출의 회사가 그 아름다운 이름을 곧 잃게 된다.

기내식 대란의 아시아나항공 이야기다.

기내식은 항공서비스업의 핵심적인 서비스 항목이다.

따라서, 기내식 대란은 항공사가 항공사이기를 포기한 것을 대외에 선언한 꼴이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서비스업의 운영 자격을 의심받았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에 넘기는 결정을 했다.

기내식 대란이 없었다면 이런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경쟁을 저해하는 독점은 가격인상 등 소비자 편익을 심각히 훼손한다.

부인할 수 없는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반대하지 못했다.

기내식 대란의 후과가 너무 컸다.

저럴 거라면 차라리 대한항공에 합병되는 것이 낫다라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업의 본질을 소홀히 한 결과다.

항공서비스 개선에 공헌했던 전성기의 아시아나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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