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대체 어디까지 알아봐야 하나요?
신입일 때였습니다. 국회 어떤 의원실에서 자료를 요구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처음 있었던 일이라 일단 과장님께 ㅇㅇㅇ 의원실에서 자료 요구가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과장님께서는 그 의원 성함이 생소한데 어느 당 소속인지 아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찾아보겠다며 자리에 돌아와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과장님께 답변드렸습니다. 과장님께서는 여당 의원인지 야당 의원인지에 따라 의원실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으니 그 의도에 맞게 자료를 작성해야 한다며, 의원에 대해 미리 찾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또 어디 위원회 소속이길래 이런 자료를 요구하는지 궁금하시다며 그 의원의 상임위원회를 물으셨습니다. 저는 또 모르겠다며 자리에 돌아와 상임위를 찾았고 과장님께 알려드렸습니다. 과장님께서는 우리 상임위 소속 의원은 외우고 있어야 하며, 다른 상임위인 경우에는 우리 쪽 정책을 구체적으로 모를 수 있으니 자료 작성 시에 그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전 연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러다 그 의원이 비례대표인지, 지역구가 어디인지 물으셨습니다. 전 또 바로 답을 못 드리고 자리로 돌아가려고 했습니다. 과장님께서는 저에게 자꾸 왔다 갔다 하지 말고 의원에 대해 종합적으로 다 찾아보라고 하셨습니다. 심지어 최근에 그 의원이 어떤 데 관심이 있는지 뉴스까지 검색해보면 더 좋다고 하시면서요. 30분 후 저는 어떤 질문이든 대답할 준비가 된 채로 다시 과장님께 갔습니다.
과장님께서 물으셨습니다. 그 의원 나이가 얼마냐고? 와, 나이까진 또 못 찾아봤는데 역시 과장님은 날카로우시구나라며 감탄했습니다. 모르겠다고 대답하기 전에 그 이유가 궁금해서 먼저 여쭤봤습니다.
"과장님, 의원 나이는 어떤 점에서 중요한 정보인가요?"
"아, 요즘은 젊은 의원들도 많다던데, 그냥 나보다 어린 사람인가 궁금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