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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곰 Mar 31. 2021

같은 하늘, 다른 생각

03.31 밤 열 한 시 이십칠 분



<A 씨의 파란 하늘>


그녀의 하루는 상쾌하게 시작됐다.


눈이 일찍 떠져 암막 커튼을 걷어냈고 창문을 열었다.


유독 파란 하늘이 그녀에게 말했다.


'오늘 하루는 다 잘 될 거예요. 날 보며 파란 공기를 흠뻑 마셔봐요.'


그녀는 하늘이 시키는 대로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었다.


아주 진하디 진한 파란색 물감이 머리부터 발 끝까지 채워졌다.


청량하고 상쾌한 기분.


그녀는 그렇게 하루를 시작했다.



<Y 씨의 파란 하늘>


그녀의 하루는 매우 피곤하게 시작됐다.


3분 간격으로 맞춰둔 알람이 울렸다.


6시 30분, 6시 33분, 6시 36분.


알람은 7시까지 켜지다 꺼지기를 반복했다.


그녀도 이렇게 아주 짧게 반복되는 자다 깨다 하는 습관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러나 원래 알면서도 하기 싫은 법.


겨우겨우 침대에서 벗어나 출근 준비를 했다.


어제 입었던 슬랙스에 셔츠만 바꿔 입고 겨우겨우 집을 나섰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하루가 반복될 거라는 생각에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들었다.


유독 파란 하늘.


'하늘 한 번 더럽게 예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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