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곰곰 Apr 01. 2021

Ellie My Love

04.01 오후 네 시 십칠 분



그녀는 오늘도 열 시가 넘어서야 퇴근한다.


출퇴근만 하는 삶에 뭐가 이리도 짐이 많고 지치는지.


도저히 오늘은 저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를 탈 자신이 없다.


이 정도 사치는 부려도 된다는 마음에


택시를 타려 한다.


이마저도 그녀의 작은 사치를 말리는 듯 잘 잡히지 않는다.


평소에는 그렇게 많이 보이던 택시인데.


항상 이런 법이지.


꼭 필요하면 안 보인다.


저 멀리서 빨간색으로 써진 '빈 차' 글씨가 다가온다.


그녀는 손을 내밀었고 택시를 탄다.


타자마자 목적지를 말하고 고개를 뒤로 젖힌다.


'오늘은 가자마자 자야지.'


곧 집에 도착한다는 생각에 긴장이 서서히 풀린다.


그때 택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Ellie My Love.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이다.


입꼬리를 재즈에 맞춰 살며시 올본다.


그녀는 창문을 조금 내려 밤바람을 맞는다.


우습게도 그녀는 오늘이 꽤 괜찮은 하루라고 생각했다.



이전 15화 같은 하늘, 다른 생각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