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신중한 조사 - 1

A DISCREET INVESTIGATION

by 김뇨롱

셜록 홈즈가 함께 하도록 허락해 준 몇 사건들을 기술하면서 간혹 날짜를 분명히 하지 못한 점 때문에 종종 질타를 받아왔으나, 이에 대답하자면; 나로서는 보통 그 주제마다 그에 걸맞은 섬세함을 기울여 언급해 왔다. 이는 현재까지 집필하는 데에도 무척이나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늘 안목이 있는 예리한 독자들은 특정한 사건들을 정확하게 정렬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이 사건은 영영 빛을 보지 못할 뻔하였으나 여전히 나는 이를 언급하는 데에 과할 정도로 신중함을 기하고 있으며; 이는 내가 이 사건이 일어난 시점을 표현하면 바로 명확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인데, 이 사건은 1월에 일어난 숄토의 사건, 즉 '네 명의 서명'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일이 일어나던 중 같이 발생한 사건이었다.


셜록 홈즈는 가끔씩 그가 늘 하던 습관대로 며칠씩이나 침실에서 나오질 않았다. 그는 사건들을 해결하며 줄곧 쌓여있던 피로들 사이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중이었다. 그는 가끔 그의 오래된 점토 파이프와 살담배를 넣어둔 페르시안 슬리퍼, 그리고 코카인 병과 피하 주사기가 있는 그의 방에서 가끔 심할 정도로 그 스스로를 가둬두기도 하였는데 이는 아마도 내가 그의 행태를 보고 걱정하며 그에게 ‘스스로 독을 취하는 일’이라며 책망하는 걸 피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따라서 나는 내 마음 안에서 위안을 찾아야 했고, 우리의 하숙집 안에 감도는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어설픈 시도라도 감행해야 했는데 이제야 내가 그 기회를 잡게 되었던 때가 왔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일에 열을 올리고 있지는 않았다. 지난 몇 달간 내 안에서 서서히 차오른 우울함이 여전히 나와 함께 머무는 것만 같았고, 홈즈가 지닌 비사회적인 성향까지 더해 나의 불행한 처지를 더욱 날카로운 안도감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씁쓸하게도 나는 그간 우리가 지내온 6년의 세월이 머문 보금자리를 되짚어볼 수 밖에는 없었다 ; 대부분은 홈즈의 물건으로 가득 차 있는 반면에 내 물건은 너무나 적어 보였다. 그의 책과 신문이 방의 구석구석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그가 다루던 화학물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시험관도 방치된 채로 - 만일 기적이라도 일어나서 이 모든 것들을 생생히 되짚어 본다면 아마 내가 표현하는 것과 그리 다르지는 않으리라 - 벽난로 근처에 자리한 그의 책장에는 참고서와 평범한 서적들이 가득했는데, 이 서적들은 모두 색인 참조 표시까지 된 채로 날짜에 맞춰 항상 최신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 책들 이야말로 우리 두 사람보다 더 많은 애정을 받아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비정한 남자가 잭나이프로 찔러 넣은 채로 여전히 대답도 받지 못하는 여러 편지들에 대해 벙적인 동정심마저 생길 찰나, 나는 지금이야말로 221B 베이커가에 대한 어떤 애정을 쏟을 시간 같은 건 모두 날려버리고, 차라리 다른 곳에서 위안을 찾는 게 가장 좋을 때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 결과 나는 스스로 우리의 하숙집을 떠나서 피카딜리 주변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소모한 뒤, 와인을 마시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이른 아침에 돌아오게 되었다.


이 때문에 나는 앤 다시 양과 셜록 홈즈가 첫 대화를 나눌 적에는 그곳에 없었다. 그 대화란 내가 베이커가에 도착해서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내 방까지 도달한 다음, 내 옷가지를 모두 바닥에 던져 버리는 세리머니까지 한 뒤에 침대로 몸을 뉘이는 일련의 과정이 일어날 때와 거의 몇 초 차이로 끝나가고 있던 참이었다. 내 혈류에 흐르는 어마어마한 알코올의 양 때문에 내가 잠들고 난 지 몇 시간 정도는 수면보다는 거의 기절에 가까운 것이었는데, 이후 한 밤 중에 갑자기 누군가 내 어깨를 잡아당기는 감각에 나는 그만 일어날 수 밖에는 없었다.


"왓슨, 일어나게."


나는 꽤 난폭하게 잠에서 깨어났는데, 내 두 눈이 1월 아침의 시린 햇살에 번쩍 떠지며 깨어났기 때문이다. 셜록 홈즈는 쥐색 가운을 입은 채 고약한 식전 파이프를 입에 문 채로 내 침대 옆에 서 있었다. 머리가 무거운 나를 관찰하면서, 셜록 홈즈는 고개를 기울이고 입술에는 즐겁다는 듯 미소를 띠고 있었다.


"오전 9시라네, 왓슨." 내가 멍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자, 그는 한쪽 팔꿈치를 침대에 기댄 채 그렇게 말했다. "아침 식사가 아래층에 준비되어 있다네."


이후로도 내가 정신을 차리는 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했다. 지난 며칠간 제대로 그를 바라본 적도 없던지라 늘 나와 함께 식사를 하자고 권할 수도 없었던 그가 지금은 이렇게 식사를 하려고 나와 있었다. 침실에서 나와 있을 뿐 아니라,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준비까지 한 채로 말이다. 그러나 한 편으로 나는 그와 식사를 한다는 것이 불안하기도 하였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가, 홈즈?" 나는 조금 성마르게 물어보았다. "자네도 알다시피 나는 늦은 귀가로 매우 피곤하단 말일세."


홈즈는 껄껄 웃으며 자신의 두 손을 비볐다. "내 친애하는 친구여." 그는 자신의 입에서 파이프를 빼고는 천진난만한 태도로 나를 이끌며 말했다. "자네 최근에 꽤나 방종한 습관이 생긴 모양이더군. 아침을 마다하다니 자네답지 못하네."


그 말에 나는 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내 가운을 잡아챘다. "내 식습관에 대해 그토록 섬세한 보살핌을 주는 행위야말로 자네답지 않은 행동이군. 지난 5일간 아침 식사 자리에 나타나지 않은 건 바로 자네였어. 이 정도면 나도 변명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보네만."


"내 친애하는 왓슨." 그는 문으로 돌아서며 말했다. "변명할 시간은 충분할 걸세. 자네가 식사만 마친다면 말이지."


나는 급히 슬리퍼에 내 두 발을 밀어 넣고는 그의 옆을 넘어질 듯 빠르게 지나치며 내 가운을 여몄다. 이따금씩 내 관자놀이가 짜릿할 만큼 숙취가 느껴졌다.


"어젯밤에 의뢰인이 하나 있었다네." 홈즈는 나보다 앞서 계단을 내려가며 말했다. "만일 자네가 클럽에 나가 있지만 않았어도 흥미로운 사건의 시작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을 걸세."


내가 지난밤에 어디 있었는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아 바로잡고 싶은 걸 간신히 참은 채, 그를 따라 거실로 들어섰다. 실은 거실로 들어서면서 이미 내 노력이란 허사가 되어가고 있었다. 아침 식사는 언제나 그렇던 대로 허드슨 부인의 솜씨가 발휘되어 있었는데, 마치 우리의 하숙집 상태를 책망하는 느낌마저 자아냈다.


홈즈는 이내 안락의자에 나른하게 몸을 앉히고는 내가 테이블에 다가가 커피를 따르는 걸 천천히 지켜보았다. 여기 기록하건대 분명 그때 그의 지난 며칠간 그의 건강하지 못한 습관을 보여주듯 얼굴이 수척하고 창백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커피 한 잔을 그의 곁에 놓은 뒤 그릇이 짤랑이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재빠르게 내 의자로 다가갔다. 나로서는 그가 어떤 조사건 시작하기 전에 제대로 식사를 하게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나는 베이컨과 계란을 들며 간결하게 말문을 텄다. "그래서 우리의 의뢰인 말인데, 대체 어떤 남자던가?"


홈즈는 미소 지으며 일어나 테이블 쪽으로 좀 더 다가왔다.


"여자라네, 왓슨. 남자가 아니라." 그가 친절하게 정정했다. "어젯밤 날 찾아온 의뢰인은 젊은 여성이었다네, 만일 자네가 그 자리에서 그녀를 보았다면 분명 그녀를 인상 깊게 기억했을 텐데 말이지."


"그렇고말고." 나는 열정적으로 계란과 베이컨을 들며 손가락을 딱 부딪혔다. 난 당시 전혀 놀림을 받아줄 기분이 아니었다.


"조금 강압적인 편이더군." 홈즈가 말을 이었다. "아마 다시 양은 스스로 선택한 건 반드시 이루는 성미를 지녔을 걸세. 그녀의 태도에서는 일종의 단호함이 엿보였는데 아마 이게 자네에게 꽤 매력적으로 작용했을 걸세, 왓슨. 자네의 여성 편력이야 내 의심할 여지가 없지."


정작 홈즈는 마른 토스트의 한 구석만 조금씩 베어 먹고 있을 뿐이었다. 난 아무 말도 없이 마말레이와 버터가 든 그릇을 건넸다.


"그녀는 자네가 흥미롭게 읽을만한 세 개의 문서를 남기고 갔다네." 그는 여전히 그 마른 토스트를 한 손에 든 채로 난로로 다가가며 말했다. 그는 그 토스트를 무의식적으로 씹어가며 곧바로 선반에서 몇 가지 문서를 집어다 내 그릇 옆에 올려놓았다. 나는 나이프를 내려놓고 그 문서 더미의 가장 위에 놓인 노란빛 편지봉투를 집어 들었다. 나는 봉투에서 전보를 꺼낸 뒤에 베이컨을 입에 가득 문채로 그것을 읽어 내려갔다.


그것은 캠버윌 그로브에 있는 커크 패트릭 양에게 온 전보였는데, 켄징턴 우편이 찍혀 있으며 1월 16일에 보내진 것이었다. 전보의 내용은 매우 단순했는데, 그 내용은:


당장에 오너라, 엄마가 도움이 필요하단다.


"아까 자네 말로는 그 어린 여성의 이름이 다시 양이라고 했던 것 같네만." 나는 내가 발음을 할 수 있을 만큼 음식을 삼킨 뒤 말했다.


"그래, 그렇게 말했었지. 이 전보는 다시 양과 함께 동거하는 동거인에게로 온 전보라네. 이걸 받은 뒤에 커크패트릭 양은 곧바로 집에서 서둘러 나섰고 그 이후로 다시 양은 그녀를 다시 본 일이 없다는 걸세."


‘그래, 그렇다면 그럴 수도 있겠군. 그녀의 어머니가 그토록 애타게 그녀를 찾았다니 말일세. 그렇다면 결국 그녀가 향한 곳은 그녀 어머니의 저택이 아닌가?’


홈즈는 참지 못하는 듯 혀를 찼다. "이건 보는 대로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네, 내 친애하는 왓슨. 단순히 다시 양이 커크패트릭 양의 어머니가 사는 곳을 모르는 게 아니라, 그녀 말로는 이 전보가 도착하기도 20년 전에 이미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군."


나는 전보를 내려놓고는 잠시 커피를 한 모금 들이켰다. "그렇다면 그녀는 어째서 경찰을 먼저 찾지 않은 건가? 왜 자네를 찾은 건가? 이건 내 분명히 말하는데, 홈즈. 이 실종자 찾기 사건은 나에게는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사건처럼 보이네."


"좀 더 인내심을 갖게, 나의 친애하는 왓슨. 봉투를 좀 더 조사해 보면 뭔가 더 보일 걸세."


그는 내 어깨에 기대어 내 접시 쪽으로 그 봉투를 돌렸다. ‘읽어보게. 찾아내보게. 이 봉투에서 자네가 추리해 낸 걸 듣고 싶군.’


봉투에는 전보처럼 주소가 박혀 있었고 수신자는 마리아 커크패트릭 양이었다. 서체는 대범하고 화려했다. 봉투 자체는 매우 낡고 구겨져 있었는데, 마치 한 번 구겨졌다가 다시 펴낸 것만 같았다. 나는 이러한 점들을 잘난 체하며 투정을 부리던 홈즈에게 이야기했다. "그럼 이건 또 누구에게서 온 건가?" 나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이 편지의 송신자도 커크패트릭 양의 어머니인가?"


홈즈는 그새 테이블 옆으로 다가가 또 하나의 마른 토스트를 베어무느라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있었고 그 사이 나는 방금 전 내가 본 서체가 매우 익숙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나는 매우 놀라서 감탄을 한 뒤 상체를 기울여 주의 깊게 봉투를 살펴보았다.


"이 둥글게 말린 ㅣ(엘) 자와 그리스어 e…" 나는 중얼거렸다. 홈즈는 잠시 테이블에서 멀어져서는 고개를 한쪽으로 기운 채 그런 나를 놀랍다는 시선으로 관찰하고 있었다.


"이 대견한 사람 같으니, 마침내 나도 자네에게 희망이 생기는군. 자네가 관찰한 대로, 이건 여성의 필체가 아닐세. 그러므로 당연히 커크패트릭 양의 어머니가 쓴 것도 아닐 걸세. 그리고 지금 이 봉투에 든 것과 자네가 방금 읽은 전보 사이에는 분명한 연결점이 존재하네."


"봉투는 우리의 의뢰인인 다시 양이 그녀의 동거인의 실종된 직후에 찾아낸 거라네. 그녀는 이 봉투가 불규칙적으로 커크패트릭 양에게 비밀스럽게 전해지고 있었다는 걸 알아챘다네. 그녀는 절대로 봉투 안의 내용이나 커크패트릭 양의 답장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밝혀내려 하지는 않았을 걸세. 다시 양의 말에 의하면 늘 그녀는 그걸 받아보고 읽자마자 제거했었다는군."


"우리의 의뢰인에 의하면 말일세." 홈즈가 세 번째 토스트를 집어 들며 말했다. "커크패트릭 양이 이 특이한 봉투를 받아본 건 바로 전보를 받고 3일 뒤라는군, 하지만 평소 하던 것과 다르게 그녀는 이걸 없애버리지 않았다네. 전보를 받자마자 그녀는 즉시 위층에 있는 그녀의 방으로 뛰어올라간 뒤 봉투를 가져온 후, 몇 번이나 편지와 전보를 바라보고는 편지를 주머니에 넣은 뒤 봉투는 구긴 다음에 전보와 함께 테이블에 놓아두고는 서둘러서 집을 떠나버린 걸세.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이 봉투는 그때 당시에 커크패트릭 양이 고충을 겪고 서둘러 떠난 자리에 있었던 하녀를 통해서 주워 모아 만든 거라네. 여기서 우리는 하녀가 했던 말을 의심할 수가 없지. 이런 이유로, 내 친애하는 왓슨. 이로서 우리는 이 편지와 전보가 같은 자로부터 보내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걸세. 흥미로운 사실은 그녀가 바라고 있던 중요 정보가 들었을 이 편지를 커크패트릭 양이 바로 찢어버리지는 않았다는 걸세. 다시 양의 말에 의하면 그녀는 그걸 받아보고도 한 동안 사로잡힌 것처럼 어떤 행동도 하지 못했다는군."


나는 그 신경 쓰이는 봉투를 내 접시에서 밀어냈다. "자네 말에 의하면 이건 어떤 남성으로부터 보내진 것이고, 그렇다면 분명 커크패트릭 양의 어머니로부터 온 것은 아닌 거군." 나는 이 글씨체에 친숙함을 느끼지 않으려 애쓰며 간결하게 말했다.


홈즈는 잘난 체하듯 한숨 쉬었다. "나는 이게 커크패트릭 양에게서 나올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진 않았네. 나는 이게 커크패트릭 양에 의해 언급될 수 없었다고 말하고 있는 걸세. 몇 가지 가정을 해낼 수 있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분명한 것은 그녀는 분명 누군가를 언급하고자 했고, 그녀 자신을 위해서 복사본까지 준비해 놓았을 거라는 걸세. 하지만 여기서 너무 서두르면 안 될 걸세. 사실이 될 수 있을 만큼 정황이 모두 갖춰지기 전에 이론을 세우는 건 치명적인 실수이지."


그는 뒤돌아서서 이제는 다 식어버린 커피를 집어 들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그걸 한 모금 홀짝이며 다음 내가 테이블에 놓인 마지막 문서를 읽어보는 걸 지켜보았다. 그건 또 다른 봉투였는데, 이 안에는 앤 다시 양에게 보내는 편지가 들어 있었다. 보아하니 직접 전해진 물건처럼 보였다. 그 안에는 크고, 둥근 글자로 쓰인 한 장의 종이만 들어 있었고 날짜는 1월 17일 자로 기록되어 있었다.


나의 친애하는 A-

나는 잘 있고, 머지않아 집으로 돌아올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급한 일 때문에 서둘러 떠나오게 되었지만, 돌아오면 모든 걸 설명해 줄게요.

부탁인데 제발 내가 어디 있는지 알려하지도, 나를 찾기 위해 경찰을 찾지도 말아 줘요. 이건 너무나 섬세한 문제라는 걸 당신도 곧 알게 될 거예요.

믿어줘요, 내 사랑. 나는 안전할 거고, 우리는 머지않아 함께 하게 될 거예요.

내 모든 사랑을 담아,

M


"자네도 보다시피," 홈즈가 말했다. "이 편지는 괘 성급히 쓰인 것이고 불안감 속에 쓰인 것일세. 그녀가 같은 말을 반복하는 걸 보게나. 게다가 잉크는 여기저기 눌리고 흘러내린 상태라네. 게다가 이건 우편을 통하지 않는 대신 직접 손으로 전해졌지. 하지만 말하건대 우리는 이 편지가 이 전보와 마찬가지로 켄징턴에서 온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네."


"그렇군." 나는 종이를 접어 다시 봉투로 넣으며 말했다. "그리고 다시 양은 편지에서 이른 대로 그녀의 동거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기만 하는 것으로는 참을 수 없었던 거군?"


"아무런 소통이 없는 지 5일이나 되었다네. 커크패트릭이 특별히 금지한 만큼 경찰에게 이 일을 가져가는 대신 그녀는 몇 가지 신중한 질문을 던지고 안정감을 갖기 위해 나를 찾았던 걸세. 그녀는 자연스럽게도 그녀의 사랑하는 친구가 - 자네도 이 노트 속의 친밀감 있는 표현들에서 읽어냈듯이 -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자신의 비밀을 지키고 있으며 그 때문에 그토록 당황스럽고 걱정을 일으키는 소통을 하게 되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네."


"그래, 그렇군." 나는 천천히 말했다. 난 여전히 그 손글씨가 헷갈렸다. 나는 마말레이드를 바른 토스트를 한 입 깨물며 그게 먹을 수도 없을 만큼 식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내 나는 그걸 내 그릇에 그대로 올려두며 게으르게 담배 연기를 내며 의자 안쪽으로 등을 젖히는 홈즈를 바라보았다.


"자네 아침을 거의 먹지 않는구먼." 내 식사에 집중하는 것까지 흐트러트리는 것이 짜증 나서 나는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신경 쓰지 말게나, 내 친애하는 친구여." 그가 대답했다. "이 사건이야말로 내게는 20번의 아침식사보다 더 유익하다네. 의사로서 자네도 내 말에 동의하게 될 걸세."


나는 한숨을 쉬며 냅킨으로 내 손을 닦아냈다. 순간 나는 속이 좋지 않음을 느끼며 내가 베이컨을 먹는 데 그토록 열정적으로 방해하는 게 과연 현명한 처사였는가 생각하게 되었다.


"옷을 챙겨 입어야겠군."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문을 가로질러 가며 위엄 있게 말하였다. "그래, 부탁이니 그리 해주게. 자네는 정말 좋은 친구라니까." 홈즈가 말했다. "자네도 그런 가운 차림으로 우리 의뢰인을 만나고 싶지는 않겠지."


"왜," 나는 뒤돌아서며 외쳤다. "그녀는 언제 오기로 했나?"


"언제든 올 수 있지." 그는 난로 위의 시계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10시까지는 여기 오는 것으로 어제 이야기를 했었다네."


나는 눈썹을 들썩였다. "그렇다면 왜 자네는 자네 옷을 갈아입지 않는 건가?" 나는 물었다.


홈즈는 껄껄 웃어댔다. "순전히 의도한 거라네. 이건 단순히 벗어내기만 하면 되거든. 자네와 다르게 말이지, 친애하는 왓슨. 나는 이미 이 안에 모두 갖춰 입고 있다네."


나는 되도록 빠르게 내 방으로 들어간 다음, 내 방문을 쾅 닫아버렸다.

keyword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