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가 날 땐 계단을 오른다

노력하지 않는 나를 미워하지 않기 위하여

by 서나연

글을 쓰다 보면 질투할 일이 많다. 누구는 책 출간을 하고, 누구는 번듯한 연재처를 얻는다. 누구는 북토크를 하고, 또 누구는 브런치북 대상을 받는다.


질투는 당연한 감정일 수 있다. ‘싱어게인’ 우승자 이승윤은 예선 무대에서 자신을 ‘배 아픈 가수’라고 소개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질투 하느라 배가 아파서, 잘 안 봤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김이나 심사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스스로 질투한다는 걸 인정하면, 그건 질투가 아니고 동경이라고 해요.


요즘 내가 숙제처럼 가지고 있는 덕목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글이 참 좋은 것보다,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는 것, 신문사에 연재를 하는 것, 인터뷰 대상자가 되는 것을 부러워하는 마음은 좀 이상하다. 아무래도 질투의 대상은 공모전이나 연재, 인터뷰가 아니라 ‘글 그 자체’여야 할 듯하다.


사실 누가 봐도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은 마땅히 널리 읽혀야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유명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내가 잘 공감하지 못하는 글이나 관심 없는 분야의 글을 쓰는 작가라도 독자가 있으니 수요가 있는 것이고, 너무 당연한 시장의 논리를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질투를 할 여지가 별로 없다.


그런데, ‘왠지 나도 저렇게 쓸 수 있을 것 같은’ 글을 볼 때 나는 최고로 질투가 난다.

정말 넘사벽으로 잘 쓰는 글 말고, 누가 봐도 대단한 대작가 말고, 유명하지도 않은데 글만 좋은 사람을 볼 때 더 큰 질투가 난다. 정말 삶으로 살아낸 글, 글에서 찐한 냄새가 나고, 저 사람만 쓸 수 있는 글일 것 같은 글을 보면 심장이 발광할 정도로 질투가 난다.

ⓒ Pixabay

그건 어쩌면 ‘나도 저렇게 살기만 하면 저렇게 쓸 수 있을 것 같은’ 글이기 때문일 것이다. 삶에서 글이 나온다는 걸 여전히 믿는다. 그러나 내 하루가 운동도 귀찮아서 안 갔고, 설거지도 남편한테 떠넘겼고, 아이에게 짜증을 낸 게 후회되는 정도라면 확 자신이 없어진다. 마치 결과보다는 열심히 한 스스로가 중요한 것처럼, 운동을 가고, 설거지를 하고, 아이에게 노력하는 것은 정말 말 그대로 ‘노력’이기 때문이다.


노력을 해서 달라질 수 있는 영역이 있다. 자신의 삶에서 노력이 더해질 수 있는 부분은 스스로가 제일 잘 알 거라고 생각한다.

운동을 할 시간이 없으면, 정말 10분 동안만 계단 타기를 해도 허리가 훨씬 덜 아팠다. 책을 읽기가 정말 싫어도, 눈을 딱 감고 20분만 읽으면 머리가 요가를 한 것처럼 개운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렇게 노력한 스스로가 너무 예뻤다. 자랑스러워서 세상에 내놓고, 떠들썩하게 자랑하고 싶었다.


자존은 여기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질투란, 노력하지 않은 스스로에 대한 혐오의 감정을 타인에게 표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작은 노력을 하고, 그걸 예뻐해 주는 나 스스로가 있는 한, 타인의 성과에 박수를 치게 된다. 성과는 성과이고, 오늘의 노력은 그것과 상관없이 이어지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 당연한 것을 스스로 잊지 않으려고 한다. 질투하기보다는, 동경하려고.
그리고 늘 조금만 더 행동해 보려고 한다. 노력해 보려고, 꾸준히 써 보려고 한다.


월, 화,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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