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_유속의 허기
유속의 허기
가슴을 열어보니 소금이 가득 찼다
아무도 숨 가쁘게 살라 한 적 없었는데
불행이 몰려올까 봐
한없이 헤엄쳤다
오늘을 베어 물면 내일이 차올랐다
평면의 아침들이 밀어내는 물결 속에
잘하고 싶던 마음들이
자진하며 흩어진다
너절한 아가미로 말랑한 꿈을 꾼다
꼬리를 흔들수록 영롱해진 물음들을
더 깊고 캄캄한 곳에
은밀하게 묻어두려고
_이나영 시인, <유속의 허기>
책 곁에서 일하다 거제에 오게 된 사람. 시집 <언제나 스탠바이>를 썼어요. 각종 글을 윤문하고, 글쓰기 수업도 합니다. 지금은 남편과 거제에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