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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롱할영 Dec 28. 2023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말을 하는 어른이 된다면

임진아, <듣기 좋은 말 하기 싫은 말> / 뉘앙스


임진아, <듣기 좋은 말 하기 싫은 말> / 뉘앙스

일을 할수록, 사람들을 만날수록 배려와 존중이 깃든 말을 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누군가가 나를 생각해서 말하고 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부터 우리의 대화는 조금씩 달라지기 마련이니까. 서로 헤아리는 마음이 통하는 것만큼 진정한 관계가 만들어지는 방법은 또 없을 테니까.

선생님들, 내가 존경하는 어른들을 생각하면 나이의 많고 적음에 관계 없이, 본인의 상황과 상관 없이 상대를 생각해서 말하고 행동하는 분들이었다. 전혀 불편하지 않은 얼굴을 한 그 분들을 보며 나도 불편한 어른으로 늙어가지는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했다. 당신을 헤아리는 마음으로 이 대화에, 시간에 임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사람이 되자고.


사람과의 관계가 힘들면 모든 게 더 힘들어진다는 건 정말 사실이다. 서로 해야 할 말을 다 못 하거나,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한다거나, 오롯이 자신의 입장만 생각한 행동을 한다거나. 생각 해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은 일들이건만 우리는 '그 별 것 아닌 말'들로 상처를 받고, 나를 잃어간다. 더 선명해져야 할 내일의 내가, 어떤 말들로 인해 자꾸만 희미해지고 더럽혀지는 일. 이제는 나를 지킬 말들을 하고, 듣고 싶다.


임진아 작가는 이 책에서 사소한 배려와 존중, 그리고 예의가 깃든 일상의 장면들을 꺼내어 더 나은 어른이 되는 말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가만 읽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힘들게만 생각했던 세상의 일들이 생각을 조금만 바꾸어도 밝게 빛나는 우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다시 깨닫게 한다. 술술 읽히는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내 마음에 남아서 당신과 나의 사이, 나와 나의 사이까지 한 발짝 더 다시 설 수 있게 만들도록 용기를 심어주는 책이다.


왜인지 임진아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입가에 미소가 계속 번진다. 그냥 혼자 생각해서는 내 일상에서 발견하기 어렵던 반짝이는 장면들이, 그의 시선으로 보면 더 잘 발견되는 듯한 건 임진아 작가의 대단한 능력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글과 그림을 계속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나와 무관해 보이는 어떤 것도 나와 연결해서 보고자 하는 동글동글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시선을 가진 그를 보고 싶어서.


불편한 사람이 아닌 무해한 사람, 선명한 빛을 내면서 당신과 나를 같이 빛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들을 한 번 더 품게 만드는 이 책과 함께 '듣기 좋은 말'을 하고, '하기 싫은 말'은 되도록 적게 할 수 있는 우리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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