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이 May 09. 2021

무한 보류

최대한 소극적으로 굴기


나는

지금은 그냥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서,


나 말고는

아무도 신경쓰고 싶지가 않아




사실

나 하나로도 벅차서


신경 쓸 여유도 없고.



그래서 그냥 지금은 모든게 다 조심스러워


별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그래서 그런 것 같애






네가 궁금하기도 하고

같이 얘기도 나눠보고싶고

뭐 술을 한 잔 마셔봐도 좋겠고

드라이브 하면서

자유롭게 어딘가를 가보고 싶기도 하고




그,


그렇긴 한데



한 편으론

그런게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어차피 지금 그렇게

가까워져봤자

나중에 괜히 

성가신 일만 만드는 것 같은 생각도 들고 그래


그래서 그래




그게 내 솔직한 심정이야












그래서 사실 나는

되게 모든게

조심스러워





'충동적'으로


'함부로' 못하겠어










생각 생각 생각

생각,

생각에 생각을 더해


한 번 더 생각



진짜?

지금? 괜찮겠어?



아니,

아니야


참자

참자, 참어





이렇게 해서 지금의 타이밍까지 온거야







그래도 나는 뭐

선뜻 연락하고 그럴 생각은 없어




왜냐하면


아직 별로 여유가 없거든




그리고 나는 좀 무서워



이게 또 괜히

우리 둘 모두에게 악영향을 끼칠까봐


내가 섣불리 연락하는 바람에

너에게 상처를 줄까봐




그래서 그런거야










근데 있잖아,



인간이 필연적으로 '불완전한 존재'라는 게


나는 그게 참 무서우면서도

한 편으론 위안이 된다?


뭔가 안심되는 그런거 있잖아







그래서 나는

이걸 딱 인정하고 들어갈려고


너도 그렇지 않어?



그렇게 생각하면

맘 편해지는 일들이 많어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나는 그렇더라






그래서 너한테는


좀 더 늦게 연락하려고








내가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충분히 여유있을 때


그 때 연락해도




늦지 않을 거 같애





보류중



뭐 그렇게 표현하면 되려나?




기분 나쁘진 않지?

그러기엔 우리가 어리지 않잖아





그래서 당분간은 좀 더 지켜보려고


보류중 상태야, 난




그래도 우연히 마주치면

웃으면서 인사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어?



우리 어색할 거 없잖아




가끔 보고싶고 궁금하고 그래도 나는 그냥

쉽게 '참아 넘겨'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거든




너랑 나 사이에 뭐

특별한게 있는 것도 아니니까 더 쉽지


그렇지 않겠어?

당연히.





서운해하진 않을거라 생각할게




그래도 뭐

우린 언제든 연락할 수 있는 사이잖아



이러다 너를 영영 놓친다해도

별 수 없지 뭐

이걸 네가 '어장관리'라 부른다해도

어쩔 수 없지 뭐


근데 어항에 가두고

죽기 직전에 가끔 먹이라도 하나씩 던져줘야

적어도 '어장관리'라 부를 수 있는 '자격'이 있는데,


나는 애초에 '어항'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우연이 자연스레 우리를 갖다 놓을 때 까지





나는 최대한

'소극적'으로 굴 생각이야




안녕 -




매거진의 이전글 아쉬운 건 여름이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