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에 잡히는,
잡을 수 있는 하루가 좋다
단촐한 아침과
활기찬 점심과
조용한 저녁이 있는
내가 움켜쥘 수 있는
크지 않은 하루
내가 쥘 수 없으면
아무리 손을 벌려도
사이로 빠져나가고
줄줄 새 버리면
그만큼 온전히
내가 다 누릴 수 없으니까
넘치는 부분은
버릴 수밖에 없으니까
그러니 애초에
버리는 것 없이
완전한
그렇게 하루를 깨끗이 움켜쥐고
남는 것 없이 깔끔한 하루가 좋다
그런 하루가 쌓여가는 일주일, 한 달, 일 년이
내게는 매일매일 넘치는 한 해보다
훨씬 더 값지다
그래서 나는 매일을
불필요한 것은 비우고
중요한 것은 남기며
그렇게 보내고자 노력한다
그래야 나중에
정말 내 것을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것을
지키면서 살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내 하루를
손 안에 넣고 살아갈 수 있기에
오늘 하루도 한 웅큼 손 안에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