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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이 Jan 07. 2022

손 안에 들어오는 하루




손 안에 잡히는,

잡을 수 있는 하루가 좋다

단촐한 아침과

활기찬 점심과

조용한 저녁이 있는

내가 움켜쥘 수 있는

크지 않은 하루


내가 쥘 수 없으면

아무리 손을 벌려도

사이로 빠져나가고

줄줄 새 버리면


그만큼 온전히

내가 다 누릴 수 없으니까

넘치는 부분은

버릴 수밖에 없으니까


그러니 애초에

버리는 것 없이

완전한

그렇게 하루를 깨끗이 움켜쥐고

남는 것 없이 깔끔한 하루가 좋다

그런 하루가 쌓여가는 일주일, 한 달, 일 년이

내게는 매일매일 넘치는 한 해보다

훨씬 더 값지다


그래서 나는 매일을

불필요한 것은 비우고

중요한 것은 남기며

그렇게 보내고자 노력한다


그래야 나중에

정말 내 것을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것을

지키면서 살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내 하루를

손 안에 넣고 살아갈 수 있기에


오늘 하루도 한 웅큼 손 안에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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