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TIP) 펜을 다 사용하는, 쓰기의 방법

남용과 사치

by 어찌



펜만큼 단순한 물성을 지닌 물건이 또 있을까.

사용 설명서도 필요 없고, 충전하기 위해 콘센트를 찾아야 할 필요도 없으며, 큰 부피나 무게를 지니지 않아 이동성마저 좋다. 사용하는 데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 않다. 손가락을 이용해 펜대를 누르고 지탱할 만큼의 힘과, 딱 펼친 종이 반경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절제된 움직임으로 충분하다.


단순한 존재인만큼 펜을 끝까지 다 사용하는 방법도 단순하다. 써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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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표도 과정도 단순화하기


- 하찮도록 작은 목표로 쪼개기

이렇게 작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목표를 작고 단순하게 잡았다. 시험 100점! 이 아니라 어찌 됐든 그저 펜 하나를 쓴다는 목표를 잡았던 것처럼.

지금은 그보다 더 하찮은 목표로 쪼갰다. 그저 '펜을 하루에 한 번은 잡는다'가 끝이다. 잡으면 어떻게든 선이라도 하나 긋게 되었다. 다른 물건을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그날 하루 펜을 한 번 쓰기만 했다면 그날의 사용라이프는 착실하게 보낸 셈 치고 있다.


-과정을 편하고 단순하게 설정하기

사용하는 환경이 어렵지 않도록 했다. 펜을 잘 사용하는 곳 (방 책상, 거실 테이블, 식탁)에 펜 통을 하나씩 두고 색상별로 딱 하나씩의 펜을 두어 아무 생각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때, 지퍼가 달린 필통보다 언제든 뽑고 꼽을 수 있는 통 형식을 추천한다. 나같이 게으른 인간은 지퍼를 여는 것마저 귀찮아 망설여질 때가 있었다.




# 펜을 쓸 수 있는 곳


더는 펜으로 공부하는 학생이 아니다 보니, 필사를 제외하고는 펜을 쓸 일이 많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쓰려니 의외로 사용처가 무궁무진했다. 만만한 녀석이니 부담 없이 마구 펜을 남용해 보는 사치를 누리는 중이다. 생각 없이 선을 마구 긋는다던지. 뭐 어때, 쓰고 싶은 대로 쓰기만 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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