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 주어진 몫을 온전히 사랑하기
지독했던 열기와 햇발이 조금씩 덜 지독해진다.
변하지 않는 일상의 몇몇 쓰라린 장면들에도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나보다.
집으로 향하는 고요한 귀갓길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 모든 게 하나님이 나를 훈련시키기 위함이라면?
그렇다면 나는 이 훈련을 가장 빨리 통과하고 말겠다.
또다시 미워져도 또다시 사랑해버리면서
또다시 상처받아도 또다시 용서하면서
또다시 다 포기하고 싶어져도 기어코 살아내면서
내가 받았던 사랑과 인내를 연습하고 또 연습하면서.
안되는 이유는 늘 많았다.
미워하고 원망할 수 있는 이유는 늘 차고 넘쳤다.
그러나 한번만이라도
‘그렇기 때문에’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 있다면.
사랑받을 자격을 운운하며 도통 재판대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는 나를 하나님은 끝없이 설득하신다.
옳지 않은 걸 옳다고 인정해주라는게 아니야.
잘잘못을 가려보라고 한 적도, 너의 무죄와 정당방위를 입증하라고 한 적도 결코 없단다.
실상은 모두가 고통받는 이 세상에서 너만큼은 한번만 더 사랑해주면 안되겠니?
네 눈물 내가 닦아줬던 것처럼 너도 한번만 그 사람 눈물 닦아주면 안되겠니?
하나님이 줄로 재어주신 내 삶의 바운더리 안에서
하나님이 내 곁에 위치시키신 사람들과
하나님이 허용하신 광야를 걷는 것이라면
다 이해되지 않아도 살아보면 어떨까?
절대순종과 절대의존으로만.
우리가 돌이킬 기미만 보여도 용서해주려고 기다린다는 분이 그 분이라면
그런 사랑과 인격이라면
내 인생 한번쯤은 그 앞에 순전하게 무릎꿇고 엎드린다해도
결코 내가 손해보는 일은 없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