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간의 북미여행 제7편
북미여행 7일째
토론토 다운타운에 접어들자 빌딩숲 사이로 우뚝 솟은 눈에 익숙한 타워가 보이기 시작했다.
토론토의 랜드마크 CN Tower 였다.
처음 미국을 벗어나 캐나다 북미 여행을 계획하면서 나이아가라 폭포에 이어 두번째 목적지로 계획한곳은 킹스턴 근처의 천섬 이었다.
나이아가라에서 킹스턴까지 500여킬로의 장거리를 한번에 운전하기가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캐나다의 광활한 자연풍광을 여유롭게 즐기고 싶어 중간 경유지를 토론토로 선택했다.
캐나다 최대 규모의 도시, MLB 유일의 캐나다팀 이자 메이저리거 오승환 선수의 이전 소속팀 블루제이스가 있는 도시, TV에서 SKY 워킹으로 자주 소개 되었던 CN 타워가 있는곳 정도가 내가 알고 있는 토론토의 전부였다.
토론토로 오기전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서 눈 아래 펼쳐진 맨하탄 마천루 숲 야경을 만끽하였기에 CN 타워가 보내는 유혹의 손짓을 뿌리칠수도 있었으나 바라만보고 지나치는것은 토론토에 대한 여행자로서의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아가라를 벗어나 토론토를 향해 고속도로로 접어 들자 낮게 펼쳐진 구름이 열리기 시작하자 황홀한 하늘이 펼쳐졌다.
오랫동안 잊지못했던 홋카이도의 겨울 하늘처럼 뭉게 구름사이로 에메랄드 빛 하늘이 위로 향할수록 서서히 짙어지더니 높은 하늘은 코발트 빛으로 물들여져 있었다.
자동차 사이드 미러로 보이는 캐나다의 광활한 풍광과 하늘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온타리오 호수를 끼고 광활한 캐나다의 대지를 만끽하며 드라이브 할것이라 기대했기에 편도 5~6차선의 고속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는 차량의 행렬에 당혹스러웠다.
교통정체가 곧 풀릴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풀렸다 막혔다를 반복하는 답답한 여정이 이어졌다. 우리의 명절 고속도로를 연상시키는 풍경을 캐나다에서 보게될 줄 몰랐기에 여행은 항상 의외성이 존재하는것 같았다.
그러나 막상 토론토 도심에 가까와 지자 도로가 시원하게 뚫리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그동안 상상해 왔던 캐나다가 차창밖으로 펼쳐졌다.
뉴욕 맨하탄의 빽빽한 마천루 숲과는 다른 넓은 간격으로 시원스레 세워진 현대식 고층빌딩들이 청명한 초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토론토에 진입 했음을 알려왔다. 캐나다가 광활한 원시 자연의 땅임을 무색하게 하였다.
나이아가라 폭포 인근 포도밭 끝자락 온타리오 호수 너머로 아스라이 빌딩 군락이 보이는게 사막위 신기루처럼 몽환적으로 느껴졌다.
나이아가라에서 150여킬로 거리에 위치한 토론토가 맨눈으로 보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기에 그곳이 어디일까 궁금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익숙한 실루엣이 바로 토론토의 CN 타워였다.
직선거리라고 해도 50킬로가 넘을텐데 CN 타워가 얼마나 크고 높기에 그토록 먼곳에서 보이는 것일까 ? 그래서 랜드마크라고 부르는 것일까 ?
머리를 90도 뒤로 제껴 바라본 CN 타워는 하늘에 우주정거장을 걸어 놓은듯 웅장한 모습이었다.
바벨탑을 쌓아올린 욕망의 DNA가 캐나다 사람들의 DNA에도 옮겨 갔을까? 세계 최강국인 이웃 국가 미국은 캐나다 사람들의 자존심을 자극 했을것이다. 반백년이상 세계 최고 높이를 자랑했던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넘어서고픈 욕망의 산물이 CN 타워가 이니었까?
타워근처에 MLB 토론토 돔구장으로 보이는 Rogers Center, 기차박물관, 해양수족관등 토론토 볼거리들이 다 모여 있는듯 보였다.
일년에 토론토 관광객들이 수백만명에 이른다니 CN 타워는 캐나다인들의 자존심이고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는 랜드마크로서도 성공작이란 생각이 들었다.
타워에 오르자 북쪽으론 뉴욕 맨하탄의 마천루에 버금가는 현대식 초고층 빌딩들이 토론토의 자존심인양 숲을 이루고 있고 남쪽으론 수평선이 보이는 광활한 온타리오 호수가 보이는 장쾌한 광경이 펼쳐졌다.
혹이나 나이아가라 폭포 물보라가 만들어 내는 구름기둥을 볼수 있을까하는 기대도 해 보았지만 먼곳은 뿌연해서 흔적은 찾을수는 없어 아쉬웠다.
경유지 일지라도 아름다운 온타리오 호수를 접한 토론토를 바로 떠나기가 아쉬워 잠시 토론토 아일랜드가 보이는 경치가 좋은 카페에서 싱그러운 바다 바람을 맞으며 수제 맥주한잔과 함께하는 잠시의 여유는 토론토 여행의 보너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