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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언 Feb 29. 2024

까치의 시그널은 옳았다.

역시 까치는 까치였어.




좋은 소식이 있으려나...?




매일같이 늘씬한 까치 한 쌍이 오는데

오늘은 사뭇 다른 풍경이다.



이른 아침부터 통통하고 빼빼한 까치들이 떼지어 날아와 

바로 창문 앞 나뭇가지에 앉아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쉬지 않고 

나를 보며 연신 뭐라 뭐라 하며 

귀여운 입을 쉴 새 없이 나불대며 

합창으로 내 두 귀를 간지럼 태운다.

잔칫날인 듯 아주 신이 난 모양이다.



비몽사몽에 조금만 더더 하며 뭉개고 있는

나에게 알 수 없는 수다를 주며

애써 잠을 깨우려 한다.



“돌아가신 엄마가 아침잠 많은 막내딸이 걱정되어 
까치로 환생하여 나를 깨우려 오신 걸까?”




아리송하다. 날마다 찾아와 저런 걸 보면.  

뭔가 행운의 시그널을 주는 느낌이랄까

암튼, 그렇다.



잠시 코 끗이 찡해온다. 고왔던 울 엄니 생각에...

유독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은 막내딸이다 보니 그리움이 크다.


이것이 침대에 누우면 보이고,

들리고, 펼쳐지는 아름다운 현상들이다.


이 맘 때 보이는 산속은 

야한 속살을 드러낸 

앙상한 나뭇가지들로 시스루 한 나무커튼이 내려져있고 그중 특별함 하나, 

그 나무 위에 두리 뭉실하게 나무실로 얼기설기 엮어 지은 근사한

단독주택 한 채가 걸쳐있다.

그건 까치집이다.



어쩌면 저리도 튼실하게 잘도 지었는지,

보면, 바람이 불어도 비가 와도 그리고 폭설이 

들어가 앉아 있어도 끄떡없이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잘 지었다는 인간이 살고 있는 집도 때론

그런 이유로 허물어지던데... 

하물며 하찮은 까치가 지은 집은 멀쩡한 걸 보면

어쩌면 인간은 까치보다 

집 짓기는 한 수 아래가 아닐까? 

볼 때마다 그 정성에 놀란다.



비바람 몰아치는 궂은날이면 걱정이 되어 

자꾸만 내다보게 된다. 

혹시라도 비바람이 까치집을 들고 갔을까 봐...

가까이 까치집이 있어서 그런지 

이처럼 늘 까치와 함께 하는 것이 일상이다.



이것이 눈을 뜨면 내가 제일 먼저 마주하는 것들,

아름다운 특별한 창문 앞 풍경이다.

매일같이 아침에 받는 최고의 선물이기도 하고.



오늘은 여느 때와 사뭇 다르다. 

뭔가 시그널을 주는 게 틀림없단 생각을 갖게 한다.

예로부터 까치는 길조라 하지 않던가

왠지 느낌이 좋다.

의미를 부여하고 싶기에 

지나는 길에 복권방에 들렀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거라 낯설고

어색했지만, 금방 편해졌다. 

이왕이면 꽝이 아니길 두 손 모으며

동전을 꺼내어 살살 긁어내리기 시작한다.




“어머머! 세상에나 아이고 좋아라 이럴 수가”



만 원짜리가 당첨된 거다.

이런 행운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받다 보니, 기분이 참말로 삼삼했다.



그제야 까치들이 창 앞에 와 울어댄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건, 까치가 준 용돈이야”라며

당첨된 만원으로 이번엔 로또를 사놓고 기둘룬다.



살짝 기대를 해보려 한다.

내편인 든든한 까치가 있으니까

“까치야 믿는다, 큰 금액이 당첨되면 숨이나 제대로 쉴 수 있으려나 

그러면 청심환을 미리 챙겨 놔야혀 숨 넘어가면 안되닝께” 



점점 재밌어진다 복권에 요런 매력이?

앞으로 까치 때문에 복권방 단골이 될 듯싶다.


까치가 시그널을 보낼 때마다

복권방에 갈 거 같으니 그렇다.


“까치야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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