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좋아하는 밤 친구
손톱 달이 와 있다
저녁상을 물리고
여유를 받으며
앞산능선을 덮은
밤하늘을 바라보니
선명한 손톱달이
윙크를
영락없는 손톱모양
딸이 보내는
미소 같아
낼름 받아
두 손에 올려본다
예뻐라
내가 봐도 예쁜 걸
딸이 보면 얼마나
좋아할까
보고 있으려나
이 시간쯤이면
퇴근길 될 텐데
마음이 갔는지
까똑!
한 장의 사진
엄마!
달이 이뻐!
왠지
마음이 짠해진다
에미의 마음
딸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어둠이
내린 퇴근길
힘듦 속에서
오늘하루도
잘 살아 냈구나
스스로를 위로하며
밤하늘을 본다
오늘은
손톱 달
내 밤 친구
나오는 날
어김없이
잊지 않고 와
퇴근길 동행해 주고
나눔 하느라
채움 닳아
몰골로 온 내 밤 친구
반쪽을 보내놓고
가슴앓이로
내 마음 말라갈 때
숨을 죽일 것 같은
통증이 와 지랄할 때
손톱 달은
내 숨통이자
주치의였고
희망이였어
오늘은
또 어떤 이의
가슴앓이를
싸매어줄지
내일은
닳아진 몰골
차오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