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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언 Nov 08. 2024

손톱 달


딸이

좋아하는 밤 친구

손톱 달이 와 있다


저녁상을 물리고

여유를 받으며

앞산능선을 덮은

밤하늘을 바라보니


선명한 손톱달이

윙크를

영락없는 손톱모양


딸이 보내는

미소 같아

낼름 받아

두 손에 올려본다


예뻐라

내가 봐도 예쁜 걸

딸이 보면 얼마나

좋아할까

보고 있으려나


이 시간쯤이면

퇴근길 될 텐데


마음이 갔는지

까똑!

한 장의 사진


엄마!

달이 이뻐!


왠지

마음이 짠해진다

에미의 마음


딸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어둠이

내린 퇴근길

힘듦 속에서

오늘하루도

잘 살아 냈구나

스스로를 위로하며

밤하늘을 본다


오늘은

손톱 달

내 밤 친구

나오는 날


어김없이

잊지 않고 와

퇴근길 동행해 주고


나눔 하느라

채움 닳아

몰골로 온 내 밤 친구


반쪽을 보내놓고

가슴앓이로

내 마음 말라갈 때

숨을 죽일 것 같은

통증이 와 지랄할 때


손톱 달은

내 숨통이자

주치의였고

희망이였어


오늘은

또 어떤 이의

가슴앓이를

싸매어줄지


내일은

닳아진 몰골

차오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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