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스만 May 12. 2017

개복치

Aquarium, Lisboa


지하철을 타고

수족관에 간 적이 있다

오리엔테 역에서 내려

케이블카가 보이는 방향을 향해

무작정 걸어

타구스 강변 그 어디쯤 그 수족관이 있었다

강 사이 땅과 땅을 길게 이어주

다리가 보였고

바다처럼 파란 강물 위로 하얀색 배들 몇 척이

지나면 파도가 금새 밀려오곤 했다

입장권을 끊어 두리번거리며

수족관을 천천히 돌았다

가오리가 보였고 알록달록한 생선들은 소리없는 말들을 서로 주거니 받거니 떼를 지어 지나갔다

사람들은 상어가 헤엄치는 유리 천정을 향해 서둘러 사진을 찍고 있었다

펭귄이 헤엄치는 모습을 한동안 지켜보다

돌아 나오던 길에 눈이 마주 친

개복치 한마리

아주 나를 닮았


연약하지만 덩치만 커다란

수족관 속

개복치

한.마.리


작가의 이전글 상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