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무늬 남방에 교련복 바지를 입고
회수권 내고 타는 만원버스에 몸을 실어
학교를 왕래하던 시절을 이야기 한다면
아이들은 이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것이다
문방구에서 새로 산 스프링 연습장 표지에는
오오타 케이분의 세라복 입은 소녀들이 등장했고 서정윤의 홀로서기나 유치환의 행복
그리고 조병화의 공존의 이유 같은 시들이
연습장을 열 때마다 나를 반겼다
고등학교 입학한 딸 아이는 이제 아침 등교시간 마다 화장을 하느라 법석이고 내년에 대학을 간다는 아들도 머리를 옅은 밤색으로 물들였다
어디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그 준비가 한 시간이다
부모가 자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세대가 또 다른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지만
플라톤이 소크라테스의 독배를 이해하지 못했고 아리스토텔레스가 플라톤의 이데아를 인정하지 않았다면 그게 약간의 변명이 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