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비인지 눈인지 모를
진눈깨비가 강에서 부터 불어오는
겨울바람에 실려 날아 다녔다
중국 기와가 덮인 미라보 역을 들렀다
시내 가운데서 솟은
귀스타브 에펠의 탑에 까지
엉금엉금한 걸음으로 강을 따라 걷다
도착한 백화점 출입구
앞 길엔 행길을 막 건너 온 사람들이
유리창 너머로 고개를 돌리고선
하나 둘씩 발걸음을 멈추었다
장난감 기차가 철길을 달렸고 미리
합을 맞춰 둔 목각병정들이 음악에
맞는 율동을 시작하자 휴대폰 카메라의
플레쉬와 환호성이 툭툭 터졌다
백화점 옥상 테라스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던 시각에 진눈깨비는 이미
폭설이 되어 내렸다
크리스마스 오후,
눈은 싸움터의 화살처럼
캐럴은 교회 종소리같이 퍼져 나갔다
가스 난로의 불꽃이 혀를 낼름거리던 시간
도시는 눈보라 속에 꽁꽁 갇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