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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이유

브라더 'Y'

by 오스만


만나고 헤어지는 일 내 생에서 반복되었으나 나는 좀처럼 그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보지 못하였다


내가 처음 그를 만난 시각은 인천공항을 마악 떠나기 전 좁디좁은비행기 안이었으나 중국과 인도 어디쯤 산맥을 훌쩍 지나기도 전에 나는 그를 까맣게 잊고 말았


그 땅의 왕이 별장을 쌓았던 산꼭대기 마을 '타이바'에 밤이 내리면 그가 건스프레소 캡슐 커피 한 잔을 탁자에 올려 두고 짧은 사막에서의 밤이 채 식기 전에 그와 안을 득 채운 담배 연기 속에서 아이들 학교 이야기와 대학의 이름을 하나 둘씩 호명하며 시시콜콜한 시간을 보내었다


그러다가 그 시간의 마지막 날 밤 준비 안된 우리 작별의 순간이 마침내 도래하였다고 생각되었을 때쯤 그와 나는 주방에서 가져온 새우튀김 한 접시를 사이에 놓고 마치 새로운 날들이 연신 계속될 것 마냥 평범한 밤인사만을 서로 주고 받은 뒤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


브라더 Y,

어제 문득 그가 나를 찾았을 때 반가움에 앞서 나는 그와의 만남에 대해 이제 그만 정의를 내려야 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인연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와 나에게도 그 인연의 한 자락이 어디쯤에선가 이미 맞닿아 있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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