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엽서
마침 밤이 물러나고 있었다
새벽에서 아침으로 변하는 그날 밤의 육중한 빛이 몇겹 그라데이션을 두고 있을 때 갈매기 몇 마리 그 사이를 이리저리 날아 다녔다
'술탄아흐맏' 모스크에서 이른 기도를 마치고 걸음 느린 노인 몇이 불꺼진 시장통 좁은 골목길 유리창 앞을 빠져 나올 때 나는 그 언덕 어디쯤에 서성이다 한동안 바다로 시선을 두었으나 안개에 가리운 수평선은 좀처럼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해안도로 앞 흰색 등대 불빛도 꺼지고 '토카피' 궁전 기와장 지붕 위로 붉은색 터키 깃발 바람에 파다닥 거릴 때 안개 속으로 반쯤 사라졌던 화물선 한척
몇번을 쓰다만 엽서처럼 순간 망설이다 아침 우체통 속으로 쏙하니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