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스만 Jul 07. 2018

사이공에서 길을 건너는 법


그 곳에서는 아무도 당신을

개의치 않는다


담벼락이 높은

좁은 골목길을 간신히

빠져 나왔다고 이마 위에

손을 올려 땀을 쓸어 내리다

느닷없는 스콜이 먼 하늘에서 부터

지상으로 떨어지기 시작할 때


당황한 당신이 신호등이나

횡단보도 없는 차도를 급히

건널 생각이라면

손을 뒷짐 지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단지 길을 가로질러

걸어야 한다

왜냐하면


사이공에서는 아무도 당신에게

신경쓰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의 이전글 인생도 공장 초기화가 가능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