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사이공에서 길을 건너는 법

by 오스만


그 곳에서는 아무도 당신을

개의치 않는다


담벼락이 높은

좁은 골목길을 간신히

빠져 나왔다고 이마 위에

손을 올려 땀을 쓸어 내리다

느닷없는 스콜이 먼 하늘에서 부터

지상으로 떨어지기 시작할 때


당황한 당신이 신호등이나

횡단보도 없는 차도를 급히

건널 생각이라면

손을 뒷짐 지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단지 길을 가로질러

걸어야 한다

왜냐하면


사이공에서는 아무도 당신에게

신경쓰지 않기 때문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