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19 Summer

기차를 타고

by 오스만


어쩌면

유독 네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이었을 지도 모른다


늦은 밤 문득

조바심을 느끼다

새벽경 출발한다는

기차를 타기 위해

그 역을 찾았을 때

안개 때문인지

공기는 온통 축축하였다


화물 가득 실은 열차

멀리서 달려 올 때

띵띵거리는 종소리를 배경으로

한 번씩 안개가 열렸고

내 기다림과 실망이

교차로를 가리는

차단막처럼 자주 반복할 무렵

마침내

내 기다렸던 열차

천천히 굴러 와 플랫폼 앞에

바퀴를 멈추었다


그제야 비로소 난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꼬깃하게 접힌 차표를 꺼내어

타고 가야 할 객실이나

좌석번호 또 확인하다

불 켜진 객실 유리창만

두리번 거렸다


어차피 세상은

기차바퀴처럼

굴러가는 것이 아니냐

폭풍이 몰아치는 날이

해가 쨍한 날이든

기차는 짧은 하품

한 차례도 없이

닷가 긴 방파제

그 길을 막아서지 않는다면

어디로달려갈있는게 아니냐

반들하게 윤을 내는 은 철길을 따라

내내 가픈 토해내

열 맞춰어 전진하는 둥근 바퀴들

아침을 기다리던 철도원

마지막 수신호 보내면

완행역 한켠에서 잠시

쿵쿵쿵 맥박 내려 놓았다

길게 기지개 한 번 켜고

함성같은 기

도로 내어 뱉으며

들판과 들판

터널과 터널

마을과 마을을

산맥과 산맥을 또

달려가는 기차 한칸

객실에서 늦은 잠 청해보다


어쩌면

나는 바다가 보이는 어디쯤에서

불현듯 잠이 깨어 볼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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