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에게 사과를 부탁해

by 오스만


궂은 날 맑은 날 번갈아가며

때로 벌과 나비에게 의지하고

때론 농부들 손길에 설레이다

긴긴 여행 끝내고 한날 내 방에

떼구르 굴러온 사과 몇 알들


내 무심함에 시들시들하다 결국

꺾인 가지처럼 버려지는구나

참 오랜 시간 햇빛 아래 익어

사과 같은 얼굴 준비하였으나

네 단 맛, 쓰이지 못하였구나


세상에 태어나 선택받지 못해

쓸쓸히 견디다 사라져 가는 것

유독 사과인 너희뿐이랴

너희에겐 내가 사과 건네지만

난 누구에게 사과받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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