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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다이어리

Lisboa... Era dos Descobrimentos

by 오스만

프랑스 파리 '드골 공항'에서 약 두어 시간을 대기하다가 포르투갈 리스본 '포르텔라'공항에 막 도착했을 때 까지도 나는 사실 포르투갈이나 리스본에 대한 어떠한 사전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공항을 막 빠져나와 시내 중심지인 '아우구스타'거리를 공항버스 기사들에게 물어 버스 자리에 앉고 보니 전화기로 무선 인터넷 신호가 들어왔다. 그제야 리스본에 대한 이것저것들을 검색하느라 휴대폰 화면에 얼굴을 가까이하고 이리저리 손이 바빠졌다.


처음의 계획은 프랑스 남부에서 스페인 북서부 '산티아고'로 까지 이어지는 '까미노 데 콤포 스텔라(순례자의 길)'를 약 2주 동안 체험해 보고자 하는 것이었는데 여행을 기다리는 동안 느닷없이 허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병원에 들러 진찰을 받아보니 '퇴행성 척추염'이 발견되니 평소 충분히 걷고 항상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이 현재 상태를 호전시키는 방법이라고 했는데 여행길에서 걷는 일은 처음 의도에 부합하는 일이었지만 다소 무거운 짐을 등에 메고 열흘 이상 걷는다는 것이 내 몸에 무리를 미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해서 부랴부랴 여정을 변경했던 것이 포르투갈 리스본 방문이었다. 특별히 포르투갈에 볼 일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기에 비행기표만 왕복으로 끊어 출발했고 마침내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본 한복판을 가로지르고 있는 것이다.


'대항해 시대'라든지 '발견의 시대'로 세계사 시간에 그냥 스쳐 들었던 이야기 속에서 포르투갈은 그 중심국가의 역할을 했고 엔히크 왕자나 바스쿠 다 가마, 페르디난드 마젤란 같은 이들이 그 시대의 주역이었다. 특히 '빵'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포르투갈어에 있고 우유와 계란으로 구운 '카스텔라'가 포르투갈에서 처음 전해진 것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거리에서 지나치게 되는 과자점 쇼윈도 안으로 보이는 각양각색의 빵과 과자들은 과연 포르투갈이 빵의 나라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머무는 동안 매일 같이 무작정 거리를 걸었고 그러다가 힘이 들면 종소리 딸랑거리는 전차에 올라탔다. 언덕길을 올라 타구스 강을 바라보다가 '여자 도둑의 벼룩시장'에 발길이 닿아 들렀고 발견의 탑이 위치한 '벨렘'지역을 찾았다. '제로니무스' 수도원 인근에서는 유명하다는 에그 타르트를 맛 보았고 '산타 주스타' 인근 건물의 옥상 카페테리아에서 매일 아침 독한 싱글 에스프레소 한잔을 홀짝이며 마시기도 했다. 낯선 도시에서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한 것인가? 다만 이방인이 된 낯섦과 처음 대하게 되는 풍경에서 느껴지는 즐거움을 이리저리 번갈아 느낄 뿐.



"Obrigado! Lisb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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