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emories of Porto...
황금색 오렌지들이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아랍어로 오렌지를 뜻하는 단어는 '부르투깔(برتقال)'이고 터키어로는 '포르타칼(Portakal)'이라고 하는데 이는 포르투갈 상인들에 의해 오렌지가 인도에서 터키와 중동지역으로 각각 전래되어서 그렇다고 했다. 정작 포르투갈에서 오렌지를 의미하는 단어는 '라란자(Lalanja)'라고 한다.
포르투갈이라는 국가 명칭에 '포르투'가 끼친 영향은 실로 지대하다. '포르투 칼레'라는 옛 명칭이 오늘날의 포르투갈이라는 명칭을 만들어 내었고 포르투 칼레는 오늘날 포르투갈 제2의 도시인 '포르투'의 옛 지명이다. 이거 꼭 무슨 '간장공장 공장장'놀이를 하는 기분이 살짝 드는데...
포르투는 아줄레주 장식이 근사한 기차역과 해리포터의 작가가 즐겨 찾았다는 서점 그리고 동 루이스 1세 다리가 위치한 도우루 강 인근의 와이너리 등이 유명하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 강변을 따라 걷고 나이 든 이발사의 이발의자에 앉아 꾸벅 졸기도 하고 세상에서 가장 고상한 인테리어라는 햄버거집에서 커피도 마셔보고 '바칼라우'요리는 다리 건너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사 먹고 이리저리 또 걷고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다리를 주먹으로 두드리며 쉬곤 했었다.
길에서 마주치는 현지인들은 친절했다. 아침 공기도 맑았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동 루이스 다리 위에서 해가 지는 모습을 한참 동안 지켜보다가 밤이 내려앉은 도시의 풍경을 또 그 시간만큼 눈여겨보았다.
어디를 가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으며 무엇을 해야겠다는 조급함도 들지 않았다.
'포르투' 그리고 바람에 펄럭펄럭거리는 하얀 빨랫거리 같던 내 기억의 향연...
한날은 저녁식사가 늦었다. 동 루이스 1세 다리 인근 불이 켜진 중국식당의 문을 열고 들어가 식사 문의를 하자 주인이 웃으며 자리를 안내해 주었다. 이미 손님은 없었고 넓은 홀 안에 나 혼자였다. 간단한 정식을 하나 시켰는데 '코스 요리'처럼 띄엄띄엄 하나씩 접시가 배달되었다. 마치 내가 대접받고 있다는 기분을 느꼈다. 후식으로는 오렌지가 몇 조각 나왔다.
'부르투깔'...그리고 포르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