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경기도 포천 산정호수가
칼바람에 밤사이 꽁꽁 얼리고
구불구불 여우고개 길목
구석구석 마디에
눈이 펑펑 쏟아지던
십이월 두번째 토요일 오후,
엄마가 면회를 오셨다
미루나무 꼭대기에 걸린 까치집 옆에
낡은 스피커 하나가 바람에 덜렁였는데
그 스피커로 당직사관 나를 찾으며
복장을 갖추어 외박준비를 하라 했다
나중에 엄마는
상봉터미널에서 두어시간 걸리는 직행버스가
엉금엉금 완행버스가 되어
다섯 시간이 걸렸다 했다
종종걸음으로 달려간 피.엑스 안에는
조개탄 난로가 벌겋게 피고
까치 몇마리 깍깍 소리 내며 지붕 위로 걷는데
엄마는 내 모자 위에 눈을 툭툭 털어 내시며
"많이 춥제..."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