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스

헤어를 고치고

by 오스만

바깥은 엄동설한,


나는 팔자가 늘어져

아침부터 커피를 시켜

마셨다


어제는 추위로 종종대다

무턱대고 들어간 신호등 옆

편의점에서


자꾸 눈 마주치던

아르바이트 점원

눈치 슬금보며


필요할 듯 말 듯한

헤어 왁스를 하나

사 가지고 나왔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한번 머리에 찍어 발라보고

거울에 비친 내 모습

신경 쓰느라


어디다 흘렸는지

잃어 버렸다


어이가 없어

갑자기 그걸

한 동안 생각하다가


자꾸 나를 원망했다


왜 그랬어

왜 흘렸어


그러다가 다시,


왜 샀어

그게 필요 했었나


... ...


지나간 일들

다시 돌이킬 수 없으니 그냥


좋았던 일들 좋은 기억으로

안좋은 일들 눈 감고 잊기로 하자


한번 흘러간 물이 거꾸로

가지 않듯이


한 번 흘러간 시간은

다시 돌이킬 수 없으니


그런데

왁스

헤어를 고치고 라니


더 나은

제목 생각나지 않으면

눈 감고 생각하지 말자


자꾸

생각한다고

변하는거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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