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자세
아주 예전에 엄마가
점을 보러 가셨을 때
점쟁이 왈
"당신 아들은 비행기를 많이 탈
팔자야" 했다더니
요지음엔
열차보다 비행기를 정말 더
많이 타는 듯 싶네
아니
열차 타 볼 기회가 최근 드물었던가
눈 내리는 겨울 날 오후
슬금슬금 달리는 열차도
하루 한 번
아니면 겨우
두 번정도 들르는
산골 기차역
눈을 쓰느라
역무원도 채 자리를 비운
빈 대합실에서
손목시계와 열차 시간표
두리번대며
조개탄 난로 미지근한
연통 위로
손바닥을 비비다
쫑긋 귀를 세우고
오지않는
열차 소리를 기다리듯이
나는 오늘도
이 곳,
이집트 카이로 시즈널 터미널
외진 구석에
덩그러니 앉아
좀처럼 열리지 않는
개찰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너를
떠올린다
섬과 섬 사이에
바다가 있듯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건너기 힘든 사막이 있다는 그 말
한동안 잊고
조만간
다시 만나는 순간까지 우리가
기다려야 하는 그 자세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