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주
# 다시 학교에서
집 근처 중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으로 '독서토론반'을 시작했습니다. 여섯 명의 학생들과 책의 내용과 관련하여 이야기합니다. 일반 교과 수업과 토론 활동 사이 그 어디쯤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되짚어 보고, 글로 정리하고, 말로 잘 표현할 수 있는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예정된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들 안에 무언가 움터있고, 훌쩍 자라나 있길 바랍니다.
추석이 지나면 초등학교에서도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디베이트 수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중1을 대상으로 많이 수업해 봤지만 초등학생은 처음이나 마찬가지라, 6학년이라고 해도 약간은 긴장됩니다. 마음대로 단정 짓지 않고, 만나서 잘 살피고 들여다보며 함께 할 시간을 즐겁게 만들 방법을 고민해 보겠습니다.
# 소설 쓰기
중간중간 고비를 지나 어느덧 1부 20화까지 마무리했습니다. 11포인트 기준 A4 27장이니 목표 분량의 3분의 1? 4분의 1은 달려온 셈입니다. 더딘 속도이긴 하지만 스스로 납득이 가는 갈등의 구축과 진행, 해결을 위해 계속해서 고민했습니다. 빨리 쓰고 해치우는 것보다 이상하지 않게 쓰는 것이 목표이기에 종종 조급하더라도 지금처럼 가고자 합니다. 다만 하루에 쓰는 양이 너무 적은 건 문제라 ^^; 10 문장 이상씩은 꼭 쓰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0화까지 완성된 내용을 신뢰하는 주변인들에게 전달했고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미 피드백을 보내 준 친구 한 명은 눈물까지 흘렸다는 고마운 평을 전달해 주었습니다. 다른 부족한 점도 많이 보였을 텐데 좋았던 점을 긴 메시지로 전달해 준 정성에 몇 번이고 그 메시지를 다시 읽었습니다. 그만 쓸까, 이게 될까 스스로 의심이 들 때마다 꼭 완결을 내달라고 하던 응원을 기억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끝까지 쓰려고 합니다.
#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응모
작년에 진행했던 <세상의 모든 선생님> 인터뷰와 올해 내내 써 온 <아웃 오브 스쿨 2024>를 엮어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해보고자 합니다. 사실 처음 공고를 보고는 응모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선생님> 인터뷰를 계속 진행했다면 모를까, 학교를 나와 제가 경험했던 소소한 일들의 나열이 큰 의미 없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관점을 달리해보니 학교 안에서 했던 고민들, 학교 바깥에서 경험한 순간들이 함께 엮이면 저의 생각과 행동, 그로 인해 겪은 시행착오와 보람된 순간이 잘 연결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긴 두통(?) 끝에 지난 8월부터 분명하게 누리고 있는 감사한 하루하루는 결국 학교를 나가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했던 작년 여름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뽑힐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만, 상관없이 되도록 열심히, 종종 느슨히 브런치를 써 내려가겠습니다.
# 다시,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가르치는 일이 좋습니다. 창작하는 일도 좋습니다. 가르치는 일로 버는 돈도 좋습니다. 창작하는 일로 돈까지 번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결론은 돈이 좋습니다.도 맞지만 ㅋㅋ 저를 지탱하고 있는 두 기둥과 함께, 또 아직 만나지 못한 제3의 길을 상상하며 제가 추구하는 방향을 놓치지 않고 가보고자 합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중간중간 아주 잘 흔들립니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 보람이 있고, 또 조금씩 희망도 보입니다. 제가 지키고자 하는 원칙은 별 거 없습니다. 이전처럼 스스로 초라하게 느껴지는 상황에 저를 되도록 노출시키지 않고, 때로는 불편하더라도 해야 할 말을 하며, 묵묵히 제 일을 하는 것입니다. 학교의 교사로 돌아가든, 지금처럼 프리랜서로 지내든, 또 다른 길을 가든 그렇게 살아가려 합니다. 생각해 보니 꿈과 현실은 어느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양갈래 길이 아니라, 때로는 경쟁하고 서로 도와주기도 하는 친구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