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아심스 Sep 22. 2024

이토록 반가운 가을

2024년 9월 3주

 긴 여름이었습니다. 금요일 밤, 약속을 마치고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살짝 느낀 추위가 어찌나 반갑던지요. 어렵게 만난 가을을 만끽하며 꼬리가 길었던 여름과는 아쉬움도 서운함도 없이 개운하게 작별하고자 합니다.


 추석에는 산소에 다녀왔고,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사촌 친구와 만나 새우회를 먹었는데 저는 새우회가 그런 건 줄 몰랐습니다. 살아있는 새우 대가리를 따려다가 바닥에 떨어트리고 쌩쇼했습니다 ㅎㅎ 그래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일드가 있어서 참 재밌고 감동 있는 한 주였습니다. <나기의 휴식>을 다 봤고, <롱 베케이션>과 <한자와 나오키>는 보는 중입니다. 한국 드라마와는 또 다른 감성과 재미가 있는 일본 드라마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며 하루하루 아껴가면서 보는 중입니다. 쿠로키 하루, 타카하시 잇세이, 기무라 타쿠야, 야마구치 토모코 등 매력적인 배우들을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아야노 고가 나온 이외의 드라마들까지도 충분히 재밌게 보는 저 자신을 보며 왠지 새로운 세계가 열린 듯한 기분을 느낍니다.


 아이유 콘서트에도 어제 다녀왔습니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을 처음 가본 것도 아니건만 그 규모와 관객수에 깜짝 놀랐습니다. 사람이 많아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경험도 오랜만에 해본 듯합니다. 아이유는 역시 아이유였습니다. 그 많은 곡을 기꺼이 해내는 모습을 보며 존경심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다만 아쉬움은 제가 기대했던 노래들을 덜 들었다는 것인데 (특히 Love poem, 시간의 바깥은 꼭 듣고 싶었는데 ㅠㅠ) 다음이 있겠죠 ㅎㅎ 그 아쉬움까지도 완벽했던 좋은 콘서트였습니다.


 내일부터 초등학교 디베이트 수업을 한 달가량 나갑니다. 처음 수업 준비를 할 때는 막막했는데 막상 자료를 찾아보고 학습지를 만들어보니 슬슬 감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뭐든 미루기보다 일단 시작해야 하는 이유를 몸소 체험했습니다. 첫 시간은 조금 뚝딱거릴지라도 상황과 학생들에 맞춰 잘 조율해 보려고 합니다. 부디 무탈히 진행하고 마무리 지을 수 있길 바랍니다.


 어느덧 가을입니다. 지난겨울의 끝자락, 패기 있게 시작했던 학교 밖 생활도 어느덧 7개월을 넘겨가고 있습니다. 뿌듯하고 흡족한 부분이 있고, 막막하고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너무 멀리 생각하기보다 그날그날 충실히 지내려고 합니다. 그조차도 안 되는 날도 있지만 ㅎㅎ 아무튼 즐겁고 감사한 나날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때로는 조급해지기도 합니다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