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주
이 놈의 더위는 대체 언제 끝나는 것일까요? 좀 물러갔나 했더니 웬걸, 추석까지도 이리 괴롭힐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운전을 하지 않고 주로 걸어 다니는 저로선, 더위에 그리 취약하지 않던 저로선, 작업실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은 저로선 ^^; 긴 여름이 참 야속합니다. 창문만 열어도 시원한 날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이번 여름은 절대 그리워하지 않겠습니다(강한 다짐).
학교를 나온 지도 어느덧 7개월 가까이 되어갑니다. 그 사이 많은 일들을 시도했던 것 같은데 막상 돌이켜 보니 손에 잡히는 무언가는 아직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을 허투루 보낸 게 아닌가 하는 자책이 조금 들었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고민도 조금 했습니다. 그럼에도 부정할 수 없던 사실 하나는, 올해 이 시간은 분명 선물이었다는 것입니다.
글을 꾸준히 썼고, 사람들을 두루 만났고, 엄마와 많은 시간을 보냈고, 여행을 다녀왔고, 학교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나를 깊게 들여다보았고, 내가 추구하는 삶을 조금 더 구체화했으며, 마음이 더 편안해졌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돈이 슬슬 떨어져 가고 있고, 내년 5월을 공모전을 목표로 한 소설 쓰기는 속도가 더디고, 학교를 나올 때의 패기는 어느 정도 사라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조급해지기도 합니다만, 급하다고 달라질 건 없습니다. 그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됩니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요. 느닷없는 욕심을 한 번씩 쓰레기통에 버리며, 편안하고 재미있고 의미 있는 방향으로.
<언내추럴>을 다 봤고, <중쇄를 찍자!>를 재미있게 보고 있고, 아이유 콘서트가 기다리고 있으며, 디베이트 수업 시작도 앞두고 있습니다. 멀리는 대만 여행이 기다리고 있고, 중간중간 축하하러 갈 결혼식도 있으며, 나름 준비하고 있는 내년 초 이벤트도 있습니다. 그때 그때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꿈꾸던 이 시간을 잘 보내보려 합니다.
드라마 PD는 더 이상 제 꿈이 아니라 MBC 공채는 넣지 않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고, 이야기를 창작하는 일은 제 꿈이라 일주일 사이 두 개의 공모전에 응모했습니다. 뽑히지 않아도 부끄럽지 않은 글들입니다. 계속 쓰고 넣어보겠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을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