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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인 10 분 동안 호스트의 매력 발산

by 김경락Oazzang철유

게스트 하우스 호스트는 의외로 할 일이 없다. 어느 호스트는 힘들어서 관절염이 걸렸다고도 하는 데 나는 사실 하루 종일 별 할 일 없이 보낸다. 알바나 매니저를 지난 3년 동안 한 번도 안 쓰고 혼자 예약 관리, 빨래, 청소 등을 다 하는 대도 그렇다. 그래서 매일 도서관에 가고 수영, 요가, 탱고, 펑크락 공연 등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산다. 이게 아마도 게스트 하우스 호스트의 최대 장점 같기도 하다.

그렇게 매일 놀러 다니지만 꼭 지키는 것이 하나 있다. 체크인을 직접 하기. 첫 만남의 10분 동안의 첫인상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호텔처럼 24시간 안내 데스크가 열려 있는 것이 아니므로 예약이 들어오면 꼭 체크인 시간을 물어본다. 그래서 그 시간만큼은 게스트 하우스에서 기다리고 반갑게 맞이해 준다.

처음 오면 이름과 어디서 왔는지, 하는 일은 뭔지를 물어본다. 그리고 숙박계를 적게 한다. 처음엔 종이에 적게 했는데 나중에 보면 이게 o인지 a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다. 이메일 등의 정보는 나중에 감사 메일을 보낼 때도 필요하고 굉장히 소중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궁리 끝에 이런 양식을 컴퓨터에 만들어 두고 직접 적게 했다. 이렇게 해 놓으니 다시 컴퓨터에 입력할 필요도 없고 정확한 정보를 편하게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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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게스트가 직접 컴퓨터에 정보를 적으면 나의 명함을 주고 위급한 일이 있을 땐 어느 방법으로든지 언제라든 연락을 하라고 하고 쿠폰을 사용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그리고 마포구 지도와 서울시 지도를 주고 꼭 가봐야 할 곳과 나만 아는 멋진 곳을 지도에 표시해 준다. 그런 후 내가 왜 오아시스를 열게 됐는지를 간단하게 얘기해 준다. 그냥 돈을 벌기 위해, 혹은 여행을 좋아해서 게스트 하우스를 열었다는 말보다는 훨씬 더 재미있어한다. 여러분도 여러분만의 스토리를 짧게라도 만들어 보기 바란다.

그 다음 게스트들과 똑같은 동작으로 사진을 찍는 다. 이 동작을 이 책에 보여 주기는 힘들고 오아시스 게스트 하우스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마음껏 볼 수 있다. 그리고 왜 그렇게 사진을 찍는 지 설명해준다. 내가 20 여 년 동안 펑크락을 좋아해서 펑크락 밴드들과 언제나 그렇게 사진을 찍었고

Don't scare World!

Don't scare Government!

Don't scare Everything! FTW!

이런 뜻이라고, 그러면 모든 게스트들이 너무 신나게 포즈를 취해준다. 그리고 페이스북에 올린다고 얘기를 해준다. 게스트들과 사진을 꼭 찍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처음부터 같은 공감대를 가져서 빨리 친해지기 위한 거고 두 번째는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나쁜 마음을 먹고 온 게스트라고 해도 페이스북을 통해 본인의 얼굴이 전 세상에 공개됐는데 섣불리 나쁜 짓을 하긴 힘들 거라는 생각에서다. 그리고 고향을 꼭 물어보고 그곳에서 처음 왔다면 벽에 있는 커다란 지도에 표시를 해준다. 이것도 본인에겐 커다란 즐거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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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7)

마지막으로 방과 화장실과 주방, 정수기, 세탁기를 보여주고 이렇게 얘기한다.

Everything is you can use as like your home, Welcome to your home!

이렇게 하면 10분 만에 오아시스에 오아짱에 푹 빠지며 ‘내가 여기 오길 잘 했구나!’라고 생각한다. 이미 첫인상에 이렇게 사랑에 빠졌으니 조금 더러워도 조금 시끄러워도 조금 불편해도 이미 그런 것들을 다 잊어버리고 좋은 인상만 가지고 가서 좋은 후기를 쓸 수밖에 없게 되어있다.


-체크인 때 호스트의 매력 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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