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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만 빛난다

by 김경락Oazzang철유

1987년.

22살.


신기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

군대 면제자들은

1달 동안 출퇴근하며

군사 훈련을 받아야 했어.


훈련이 신기한 경험이 아니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22년 살면서 한 번도

접해 보지 못한 사람들.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대부분 전과자였고 고아였어.

그런 사람들 속에서도

난 많은 사람들과 친해졌어.

같이 술도 참 많이 마셨어.

그들에겐 내가 귀여웠을 거야.


그중에 특히 친했던

동갑 친구가 있었어.

친구라 그러기도 뭐하네.

그냥 몇 달 만나다

흐지부지됐으니.


서로 사는 공간과

방식이 너무 달랐어.

그 친구는 고아였고

영등포의 불법 오락실에서

동전 바꿔주는 일을 했어.

그가 사는 집을 데려갔는데

속으로 좀 놀랐어.

서울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구나.

영등포 쪽방촌이었어.

그 좁은 방에서

남녀 5명이 같이 산데.


그 친구 꿈은 리어카를 사서

호돌이 인형을 파는 거였어.

꿈을 이뤘을까?

아닐 거야.


아무리 헤어 나오려도

이미 출발선이 나와 달랐고

그 친구의 삶은 꿈을 꿀만한

삶은 아니었을 거야.

치열하게 생존해야 하는 삶.


난 그때 그 친구를

도울 수도 없었고

그저 그 친구와

영등포 뒷골목에서

술 취해 오바이트

같이 해주는 정도였어.

그 친구는 나름 나를

친구로 대했던 거 같아.


집에도 데려가고

일하는 곳에도 데려가서

사장 몰래 공짜 도박도 시켜줬어.


그리고 우리 사이는 끝났어.

아까도 얘기했지만

살아온 세월과

살아갈 방식이 너무 달랐기에.


이 영화를 보는 내내

30년 전의 그 친구가 생각났어.

잘 살고 있을까?

아닐 거 같은 예감.


여주는 어디선가

본거 같은 듯해서

찾아보니 역시나.

조제의 그 조제.

왜 이 배우는

이런 역에 이렇게

잘 어울리는 거야. 슬프게.

첫 등장부터 너무 퇴폐적이야.


조제에서 장애인으로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하더니

이영화에선 창녀로서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하네.


여주의 집은 아버지는 뇌경색,

하지만 색욕은 넘쳐서

딸이 자위를 해줘야 하고

엄마는 전직 창녀에 술주정꾼,

남동생은 시비만 붙으면

칼로 찔러서 전과자.

본인은 한 번에 8000엔의 창녀.


아... 이런 여자가

사랑을 품을 수 있을까?

품었어.

남주와 결혼까지도 꿈꿨어.

하지만 역시 개미지옥처럼

그녀의 가족과

그녀의 개떡 같은 환경이

그 꿈도 깨버리고.


남주는 사실 이방인이야.

30년 전의 나처럼.

탈출하려면 얼마든지 가능한.

하지만 여주는

여주 가족은 그게 안돼. 썅!


누구 잘못도 아닌

그냥 태어났더니 그런 거야.


이 영화는 흥행엔

무조건 실패했을 거야.


우린 이런 서사를 원하지 않거든.

어쨌든 역경을 이기고

성공한 이야기를 원하는 데

이건 잔인하도록 현실적이야.

누가 이런 현실감 있는

영화를 좋아하겠어?


그래도 이런 영화를

가끔 만들어주는

일본 감독들에게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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