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비공개 물건만 찾는 매수자가 있습니다.
마치 비공개는 공개된 물건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조건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닙니다.
먼저 매도자가 왜 비공개로 물건을 내 놓는 지 알아야 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많은 이유는 상속받은 물건일 때입니다. 형제 중 한 명은 매도해서 현금화하고 싶어하고 다른 이는 아닐 때는 매도 사실을 감추고 싶어 합니다.
두번째로 많은 사례는 기존 임차인과의 관계가 안 좋은 임대인일 경우 매도 사실을 숨기려 합니다. 임차인이 미리 알게 되면 아무래도 곤란한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임차인 몰래 매각하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공인중개사가 비밀로 하자고 권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공인중개사가 다른 공인중개사에게 알려지게 하지 않고 본인만 중개를 하고 싶은 욕심에서 비롯됩니다.
물론 정식으로 전속 중개 계약을 했을 경우는 다르지만 보통의 전속 중개 계약은 삼 개월이면 끝납니다. 계약 기간이 끝나도 전속 중개인 것처럼 얘기하는 공인중개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매도인이 수많은 공인중개사들의 연락에 지쳐서 비밀로 해달라는 경우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폐해를 어떻게 없애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물건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강남의 수많은 공인중개사들과 중개보조원들이 매도자에게 엄청 전화를 하고 찾아 가고 한 마디로 난리가 납니다.
매도자에게 정중하게 DM을 보내는 것은 그래도 점잖은 방법입니다. 매도자가 DM을 받고 생각이 없으면 그냥 버리면 되니까요.
그러나 전화와 방문은 매도자를 매우 힘들게 합니다. 심지어 몇몇 중개인들은 임차인들에게 한전 검침원이라고 속여서 임대인 연락처를 알아내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매도인은 심리적으로 굉장히 힘들어 집니다.
물건을 시장에 내놓고 매도인은 노심초사하게 됩니다.
본인의 전 재산이 움직이는 것이기에 신경을 곤두서게 됩니다.
그런데 공인중개사들이 끊임없이 전화를 하면 그 전화 한 통화 한 통화에 삶이 흔들리게 됩니다.
일부 강남의 중개법인은 직원들에게 강제로 몇일에 한번씩은 반드시 매도자에게 전화하고 기록하게끔 하고 안 그러면 다른 직원이 그 매도 물건을 등록하게 한다고 합니다.
이런 방법은 중개법인에게는 매도자를 계속 관리하여 좋을 수도 있지만 매도자에게는 최악입니다.
매도자에게 계속 전화해서 할 말이 없으니 가상의 매수자가 있다고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럴 때마다 매도자는 힘들어 지는 것입니다.
전화를 받을 때마다 생각이 많아집니다.
‘이 물건을 팔고 어디로 가야 할까?’
‘계약이 된다면 잔금일까지 별다른 일은 안 생기겠지?’
‘세금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이런저런 생각에 잠을 못 이루게 됩니다.
그래서 빌딩인은 매도자에게 거의 전화 안 합니다.
항상 매도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매도 안 하는 것처럼 평상시의 삶을 사세요.”
그리고 매수자의 매수 의지가 80% 정도 올라왔을 때 비로서 매도자에게 연락합니다.
이와 같이 비공개 매물이 매수자에게는 전혀 유리한 조건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닙니다.
매도자의 여건에 따라 공개, 비공개 물건으로 나눠지는 것이니 매수자는 굳이 비공개 물건만 찾으려 하지 말고 나에게 맞는 모든 물건을 잘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