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경락Oazzang철유 Oct 26. 2023

26. 1년 이상 찾으면 우울증에 걸린다


얼마 전 사무실 근처의 길을 걷고 있는데 누가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누구인지 기억이 잘 안 났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해보니 1년 전 매수를 하겠다고 해서 만났던 분이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물건을 찾고 있다고 했습니다. 

 

새로운 물건을 보겠다고 해서 빌딩인에서 상담을 하였습니다. 상담을 하며 느꼈는데 이분은 이제 매수하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하도 많은 물건을 오랬 동안 지속적으로 보다 보니 대부분 물건의 속 내용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언제 얼마에 팔렸고 다시 매물로 나왔고, 어쩌면 저보다 더 많은 물건의 뒷이야기까지 알고 있었습니다. 

   

그분은 매도 물건을 공인중개사에게 소개 받으면 그 물건지를 혼자 가서 그 근처의 부동산에 그 물건에 대해 물어보고 이런저런 얘기를 듣는 식으로 조사를 하고 다닌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오히려 정확하게 판단을 내릴 수가 없습니다. 

 

공인중개사는 본인의 물건이 아니면 당연히 단점만 부각해서 이야기할 것이고 은근히 본인이 가지고 있는 중개 물건을 소개할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물건의 단점만 보게 되면 절대 제대로 된 물건을 고를 수 없습니다.

   

그 매수자는 그렇게 계속 매도 물건만 확인하며 굉장히 힘들어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1년 전에 보았던 매물은 벌써 누군가에게 매도되었고 그 물건이 다시 시장에 10억 넘게 올려서 나온 것을 계속 지켜보며 

아. 내가 작년에 이걸 샀어야 했는데. 아니. 저걸 샀어야 했는데.” 

 

하면서 마치 자기가 그 부동산의 소유주가 되었던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안 해도 될 후회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계속 후회만 하다가 결국은 나중에 팔지도 못할 엉뚱한 물건을 사게 됩니다.

 

이런 매수자도 있습니다. 매수 조건을 종이 가득 적어 오신 분이었습니다. 물론 디테일한 매수 조건을 알려주면 공인중개사 입장에서는 조건에 맞는 물건을 보다 빠르게 찾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그렇게 수 많은 매수 조건을 가지고 찾다 보면 당연히 100% 딱 맞는 물건은 이 세상에 존재 하지 않기 때문에 결정 하기 힘듭니다.

 

역시나 그 매수자는 이 물건은 이 조건에 안 맞고 저 물건은 이 조건에 안 맞고 하며 결정 못하고 있습니다.

 

역세권, 북쪽 도로, 사거리 코너, 8m 도로 이상, 60평 이상, 평 단가 저렴, 명도 용이, 수익률 5% 이상, E/V 설치, 상태 양호, 주차장 4대 이상 등등.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물건은 당연히 없습니다.

    

물론 매수 시 신중하게 결정 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신중함이 너무 길어지면 부동산의 특성 상 내가 보았던 물건들의 가치가 마구 오르는 것을 보면서 오히려 조급 해져 장고 끝에 악수를 두게 됩니다. 

 

계속 이야기하지만 물건을 찾을 때 믿을 만한 공인중개사를 먼저 찾아서 신중하지만 정확하고 빠르게 결정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24. 시장에 나온 지 오래된 물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