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아, 누나 활동 선생님 덕분에 토요일 헬스 호사를 누렸어.
치즈 돈가스도 먹고, 운동에 쇼핑에 고급진 수재 쿠키 선물까지.
음, 이쁜 딸 낳고 육아에 전념하던 며느님이 단기 알바를 시작했어요.
강아지 같은 손녀 어린이집도 보내야 하고, 차 없는 며느리 출근을 지원하시느라 아침이 바빠진 우리 선생님.
자가용이 통근 버스가 된 거지.
그리하여 누나가 출근 시간을 살짝 앞당겨하고 있었거든.
한 시간도 아니고 겨우 10분 정도 앞당긴 건데, 글쎄 고맙다며 며느님이 점심 대접을….
2007년 활동지원제도가 시행된 이래 누나도 몇 분의 활동 선생님을 겪었잖아.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고, 강점도 다르고.
기억력 부실한 내 뇌리에 남아 있는 몇 장면이 있구나.
출장 갔다가 예정보다 일찍 집에 들어왔더니, 지원사 가족으로 보이는 학생이 아주 누나 침대에 편히 누워 텔레비전을 보고 있더라.
햇빛 쨍쨍한 여름 어느 날, 동네 마트 걸어가는 횡단보도 앞, 신호등을 기다리며 활동지원사 무슨 말씀인가 한참 하시다가 목적지를 잃어버리고 나에게 물으시더라.
“우리 지금 어디 가고 있었죠?”
똑같은 물건을 두 번 세 번 산 적도 있었네.
그런가 하면, 사우나 좋아하는 누나를 꼬박꼬박 목욕탕으로 인도해 주신 선생님이 계셨어요.
탕 속에 들어앉아 있는 내 손에 음료도 쥐어 주셨었지.
목욕 마치고 함께 따끈한 순댓국도 먹었더랬어.
“이건 당신이 내.”
경계가 분명하시도다.
그렇게 저렇게 여러 선생님들이 누나의 활동을 지원해 주심에 따라 사실 삶의 질이 혁혁히 높아진 거야.
말 그대로 활동을 함에 있어 지원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119만큼이나 고마운 분들이지.
특히 지금 우리 선생님은 누나에게 가히 행운이 셔라.
헬스 하고 싶어 하는 누나를 위해 장애인 체육회를 수소문해 주셨어.
가끔 유주 등교시키는 아침이면 주먹밥까지 챙겨 주시는 난로 가슴의 소유자.
참, 저번 주 유주 생일에는 누나 직장에서 업무 보조해 주시는 근로샘이 치킨 쿠폰도 선물해 주셨단다.
이렇듯 선한 님들의 마음마음이 나를 지켜주는 것 같아.
우리 강산이가 저 멀리 하늘에서 누나 지켜주는 것처럼.
부디 곱게 살라고.
부디 사랑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