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아, 요즘 여기 아랫동네는 "선재 업고 튀어"라는 드라마가 인기야.
누나는 아직 못 봤는데, 유주가 요란하게 초재기 하면서 본방에 재방까지 사수하는 통에 줄거리며 등장인물들 이름이며 스토리 전개를 거의 실시간으로 주어 듣고 있거든.
오늘은 아빠 축구하러 나가기만 기다렸다가 텔레비전 속에 들어갈 기세로 쥐 죽은 듯 조용히 시청에 몰두하시더니,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혼자 소리를 꽥꽥 지르며 남자 주연도 조연도 너무 잘 생겼다고 아주 몸부림을 치는 거야.
그러면서 하는 말이 왜 자기 주변에는 이렇게 잘 생긴 사람이 하나도 없냐고 한탄을 하더라.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양을 재미지게 구경하다가 누나가 말했지.
“가까이에 있잖아. Cha”
형 이름 기억하지?
유주 반응에 누나 완전 빵 터졌다.
“이봐요. 눈 안 보인다고 아무 말이나 하시면 안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