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부터 알람을 맞춰놓고 경기 광역 장애인콜 예약을 시도했어.
다행히 성공.
그러니까 서울에서 인천 가는 차, 인천에서 송도 가는 차를 잡지 않으면 누나가 계획한 일정을 진행할 수 없었거든.
이틀간 차량 예약에 총력을 기울인 거야.
연수 일정이 잡힌 후 몇 날며칠 시도했던 활동지원사 섭외에 실패하여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몰라.
누나가 인천에 가야 했던 이유는 안마 교육 연수를 받기 위해서였어.
교사들도 틈틈이 공부를 하거든.
의무 연수도 있지만 자율로 선택할 수 있는 직무 관련 프로그램들이 제법 있어.
누나같이 앞을 못 보는 사람들은 집합 연수가 아니면 사실 제대로 교육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잖아.
비장애인 동료들은 온라인 연수도 많이 듣고,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무척 넓지만 누나는 다르니까.
인천에서 안마원을 운영하며 우리나라 장애인 직업기능경진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원장님을 찾아간 거야.
손이 곧 눈인 사람들이 온몸으로 실습하며 안마 수기를 배우고 익혔지.
손맛, 예술이더라.
사각근, 장요근, 요방형근, 이상근….
오십견 치료할 때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삼각근, 견갑거근, 견갑하근, 극상근, 극하근 등등.
라운드숄더는 또 어떻고.
이동 거리에 비해 연수 시간이 턱없이 짧았어.
모처럼 진짜 고수에게 사사하는 안마 필살기, 탐나고 탐나도다.
손으로 하는 기술은 그야말로 정직하게 연습 시간에 비례해서 완성되는 법.
내 엄마의 김치맛처럼 개량 도구나 레시피 없이도 넉넉히 만족스러운 솜씨.
누나도 그런 안마손을 갖고 싶단 말이다.
원장님은 하루에 무려 6명 예약 손님을 받는다고 했어.
그 어마무시한 체력에 한 번 놀라고, 손님 중에 의사며 전문가들이 많아 근육의 영어 이름까지 싹 외워 버렸다는 열정에 두 번 놀라고, 그 유려한 손맛과 화술, 피술자와 신뢰를 쌓기 충분한 지식과 연구 노하우까지 입이 떡 벌어지더라.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면서 대중에게 안마의 효과를 알리는 데도 최선.
아주 훌륭한 에너지를 수혈받았으니, 누나도 부지런히 우리 학생들에게 헌혈하련다.
연수가 끝나고 송도에 사는 중학교 동창 집에서 하루 묵었어.
강산이도 알잖아.
정 씨 성을 가진 그 멋쟁이 누나.
글쎄 그 누나가 얼마 전에 안내견을 분양받았다 해서 안 그래도 궁금한 참에 인천까지 연수를 갔으니 안 보고 올 수가 있니.
송도 1호 안내견 이름은 ‘나라’야.
암컷이고 완전 애기.
대박 놀라운 사실, 배변을 세상에 실내에서 하더라.
우리는 매번 쉬하고 응아하고 하루에 다섯 번 이상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밖에 나가서 해결했었잖아.
그때 아파트 주민 한 사람이 끈질기게 강산이 쉬하는 것 민원 넣고 항의하고 해서 너무너무 힘들게 설득하고 사정하고 그랬었는데….
특히 장마철 밤낮없이 하루 다섯 번 꼬박 비 맞으며 배변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는데….
나라는 비 맞은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거 있지.
출퇴근도 지하 주차장에서 자동차로 하고, 배변을 집안에서 해결하니.
아무리 봐도 획기적이더라고.
나라는 겁이 많아서 주인 누나 곁에 딱 붙어 안 떨어지려고 하더라.
영락없는 애기야.
훈련 방식도 긍정 강화를 주로 해서 우리 강산이 시절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네.
강산이가 군대 갔다 온 오빠 느낌으로 절도가 있었다면 나라는 겁 많고 수줍은 여동생이랄까.
안내견 나라가 내 친구 삶에 큰 도움과 기쁨을 선사하는 모습 보니 우리 강산이가 더 사무쳐.
전라도에서 인천으로, 다시 송도에서 남쪽 나라로….
홍길동처럼 사방팔방 열심히 뛰어다닌 누나, 칭찬해 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