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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 Jul 06. 2023

시험관 시술, 최선의 힘

마흔, 마흔여섯 신혼부부⑤

픽사베이


글이 뜸했다. 6월 27일 시험관 시술을 시작하고 병원과 회사를 오가며 바쁘게 지냈다. 이날부터 하루에 배 자가주사 3대를 놓기 시작해 7월 6일 자정까지 총 30대의 주사를 맞았더라.   

   

시험관 시술을 하기 전 주위에서 ‘힘들다’, ‘예민해진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시시술을 통해 아들을 품에 안은 친한 동생은 너무 힘들어서 두 번 다시 하기 싫다고 했다. 또 다른 지인은 2년째 시험관 시술을 하고 있고 휴직을 내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인터넷 카페에서도 ‘힘들다’는 얘기가 많았다. 휴직, 퇴사 등을 택한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힘들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었던 터라 겁을 먹고 시작했다. 결론은 견딜만했고 죽을 만큼 힘들진 않았다. 이건 내 개인적인 의견이다.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기에.   

   

근데 왜 사람들이 힘들다고 얘기하는지, 친한 동생이 두 번 다시 하기 싫다고 한지 공감한다. 주사 30대를 일정한 시간에 맞고 낼 난자채취에 들어가는데, 사실 이걸 또 한다고 생각하면 막막하다. 시험관 시술 자체가 내가 투입한 노력 대비 결과가 항상 좋게 나오는 건 아니다. 시술을 하는 분들이 힘든 이유다. 임신이 안 되는 이유가 명확히 나오는 게 아니라서 더 그렇다. 기다림의 연속이고, 어쩌면 신의 영역이라는 생각도 다.     

     

난 마른 체형에 뱃살이 별로 없어 주사 맞는 게 갈수록 불편했고, 멍도 들었다. 배가 묵직해지면서 활동하기 쉽지 않았다. 평소 꾸준히 했던 필라테스도 막판에 잠깐 멈췄다. 그래도 평소처럼 회사에 다니고 산책하며 마음을 달랬다. 그나마 회사에 난임시술휴가가 있고 동료들의 배려 덕에 병원을 자주 오갈 수 있었다(참고로 일주일에 두세 번은 병원에 가야 한다). 시술휴가가 없다면 눈치가 보일 듯하다.    


주사보다 더 신경 쓰인 건 병원을 오고 가는 일이었다. 병원만 가면 2시간은 있어야 했다. 초음파 대기 후 검사, 대기 후 진료, 피검사, 수납, 원내약국 방문 등을 거치면 반나절이 훌쩍 지난다.     


이 과정이 지난했다. 시험관 시술에 온종일 매몰되지 않으려 했다. 시술에만 신경이 쏠린 나머지 카페글을 계속 검색하며 불안해하면 삶이 피폐해질 것 같았다. 의사 선생님도 그냥 일상생활을 하라고 했다.   

   

내 선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스스로 다독여주고 싶다. ‘저출생’이 믿기지 않을 만큼 병원에서 조마조마하게 대기하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도. 이들에게 부디 좋은 소식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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