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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 Jun 08. 2023

<소년이 온다> 한강

나의 폐경일지 8

2016년에 읽고, 2023년에 다시 읽은 <소년이 온다>

그때도 지금도 한없이 눈물이 났다.


“그러니까 인간은, 근본적으로 잔인한 존재인 것입니까? 우리들은 단지 보편적인 경험을 한 것뿐입니까? 우리는 존엄하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을 뿐, 언제든 아무것도 아닌 것, 벌레, 짐승, 고름과 진물의 덩어리로 변할 수 있는 겁니까? 굴욕당하고 훼손되고 살해되는 것, 그것이 역사 속에서 증명된 인간의 본질입니까?” (<소년이 온다>, 한강, 134)


“그러나 한 가지 심란한 기술만 쓸 줄 안다면 방아쇠를 당기는 집게 손가락의 망설임을 극복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죽이려는 사람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 기술이다. 대신 마음속에서 그 사람을 처분해도 되는 인간 이하의 추상적 존재로 바꿔버리는 것이다. 역사상 최악의 잔혹 행위들이 일어날 때는 대개 인간을 벌레, 해충, 심지어는 물건과 동등한 존재로 여기는 언어가 선행했다. 노예는 ‘가축’으로 불렸다. 아메리카 원주민은 ‘야만인’으로 불렸다. 르완다의 종족 집단 가해자들은 투치족을 ‘바퀴벌레’로 묘사했다. 나치는 유대인을 ‘쥐새끼’라고 불렀으며 전시 포스터에 이들을 ‘벼룩’으로 묘사했다.” (<권력의 심리학>, 브라이언 클라스, 256)


그리고 그들은 광주의 시민들을 ‘빨갱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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