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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달달님 Nov 01. 2022

육아, 쌉쌀함 끝에 오는 달콤함 한 방울

31개월 19일

순하고 둥글둥글하게만 보았던 아이가 31개월이 되니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있다. 설명이 누락되거나 이해의 과정이 생략된 채 행동을 취하면 더 강한 반발(울음, 소리 지르기)이 뒤따르고, 좋고 싫음이 확실해지다 보니 처음엔 혼란스러움 그리곤 어떻게 해줘야 할까?? 고민과 함께 지쳐가는 중이다..


오늘 아침, 잠을 푹 자서 기분 좋은지 옷방에서 나갈 준비를 하는 나와 눈이 마주치고 침실에서 걸어 나와 내 다리를 양손으로 감아 안아준다. 그리고 아빠가 벗어놓은(던져놓은?) 잠바 위에 누워있는데 네가 누우니 폭신한 요 같은 느낌이 든다.

아빠한테 안겨있는 너에게 "아빠랑 어린이집 잘 다녀와~ 안녕~~" 하니 내려와서 인사한다며


"엄마 조심히 다녀오세요"


조심히 다녀오세요는 어디서 배웠을까? 너무 귀여워서 기분 좋게 안녕 안녕 춤을 선보이며 나가려 하자



"뽀뽀해주고 가야지"


아이코~ 그걸 까먹었구나~~ ㅋㅋㅋㅋ 입술을 내미니 일어나서 뽀뽀~

한 뼘 더 자란 걸 느끼고 기분 좋은 아침 시간


덧,
남편과 통화를 하며 들은 이야기, 남편이 아이를 준비시키려는데

"고고다이노 한편만~"
"아빠 늦어서 안 돼~ 어린이집 다녀와서 보자~" 이야기하니 "한편만~~" 다시 말했다는 너
아빠 준비하는 거 도와줄래" 물으니 "싫어!"라고 답하곤 준비하는 걸 도와줬다고 한다.

요즘 힘들었는데 오늘 아침을 이렇게 맞이할 줄이야!! 끝없어 보이는 쌉쌀함 (거기서 오는 자기반성은 서비스) 끝에 달콤한 한 방울이 육아의 맛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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