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소천하셨다. 2025년 1월 1일 이 날이 아버지께서 천국으로 입성하시는 날인 줄 몰랐다. 다만 내가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가 점점 힘이 없어지고 살갗이 뼈에 붙고 있다는 정도 그리고 눈동자에 힘이 점점 풀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언젠가 아버지가 본향으로 돌아가실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내가 얼마만큼 이 슬픔과 기쁨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항상 내 안에 있었다. 좀 더 잘해드릴 걸, 목욕도 한번 더 시켜드릴걸 이런 후회가 없기를 바랐다.
1월 1일 새해가 들어온 후 아내가 아버지께 꼭 인사드리러 가야 한다고 해서 우리는 아버지께 향했다. 다른 날들과 다를 바 없이 오랜 시간 동안 파킨슨병으로 아버지는 침상에 누워계셨다. 그리고 손자인 내 아들에게 할아버지 새해 인사하라고 사랑한다고 말하라고 애교를 요청하고 1시간쯤 지났을까? 우리는 집으로 향했다.
평상시와 같이 아들을 재우고 잠시 쉬려 한 순간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아버지가 숨을 안 쉬시는 것 같다고.. 나는 빨리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향하는 동안 정말 가셨나? 이렇게 가신다고?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집에 도착한 후 아버지 몸을 만지고 아빠의 이름을 부르고 얼굴에 손을 갔다 대고 숨을 정말 안 쉬시는지 배를 만졌다. 숨을 안 쉬셨다.
아버지는 천국으로 가셨다. 정말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장례식장에서 전화를 했더니 119에 전화하시면 된다는 안내를 받고 전화를 했다. "아버지가 숨을 안 쉬세요. 돌아가신 것 같은데 어떻게 할까요?"라고 말했더니 일단 심폐소생술부터 하자고 했다. 일단 하라고 하니 나는 그대로 진행했다. 뛰지 않는 가슴에 내 손을 얹고 가슴을 눌렀다. 119에서 안내하는 박자에 맞춰서 눌렀다. 누르는 동안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아빠 정말 가신 거예요? 아빠! 아빠! 아빠!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미안함과 더 이상 아빠를 이 땅에서 볼 수 없다는 슬픔이 가득 찼다.
엄마를 안심시키고 또 이 장례를 잘 치르기까지 굳게 서서 아빠 잘 보내드려야지 라는 마음을 뚫고
하염없는 눈물이 쏟아졌다.
구급대원들이 왔을 때는 이미 1-2시간 전에 사망하신 것 같다고 안내를 받고 경찰과 과학수사대와 검안의가 오기까지 나와 엄마는 기다렸다. 구급대원의 말을 들은 엄마는 큰 누나와 작은 누나에게 연락했고 나는 빨리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 사랑해요. 감사해요. 우리 가족 아빠 덕분에 다 삶을 살아가고 있어요. 아빠의 노력과 희생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여기까지 있을 수 없을 거예요! 나는 아빠가 너무 자랑스러워 나의 아빠라서 나의 아빠라서 나는 아빠가 너무 자랑스러워요. 그리고 끝까지 기다려줘서 너무 고마워요. 손자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보고 가셔서 너무 감사하고 인사할 수 있도록 끝까지 기다려주신 것 너무 감사해요 아빠 사랑해요 어떤 말보다 아빠의 존재는 내게 너무 큰 존재였어요. 이제는 편안하게 쉬세요. 아빠가 주신 사랑은 잊지 못할 거예요 너무 감사해요 고마워요 하나님 곁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고 계세요!
그렇게 우리 가족은 병상에 누워계신 아버지를 모두 다 마주했다. 정신없었던 와중에 나의 어머니도 마음을 붙잡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 힘이 풀려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고 계셨다. 언젠간 아니 곧 마주해야 할 시간임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우리는 아버지를 천국 본향으로 보내드리고 장례식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