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 결산
2025년의 절반이 흘렀다.
이맘때쯤 되면 모두들 “올해가 시작된 지가 엊그제 같은데.”라며 빠른 시간을 이야기한다.(연말에도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
올해가 시작된 지가 엊그제 같다는 말은, 새해에 세웠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바쁘게 살아왔거나, 목표를 잊은 채 흘러가는 시간을 그저 지나쳐온 자신을 반성하는 말일 수도 있겠다. 누구나 목표를 가지고 살아간다. 목표 없이는 삶에 동력이 없고 에너지가 없다. 큰 목표를 이루고 나서 찾아오는 허무함도 그다음 목표가 부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새해를 시작하며 세웠던 목표를 점검하며, 나는 상반기에 어떤 것을 이루었나(아니면 열심히 진행 중이거나), 큰 목표를 이룬 후에 다음 목표가 없어 허무한 상태라면 어떤 새로운 목표를 세워야 할까, 여러 가지 목표 중에 어떤 것을 그저 시간을 흘려보내며 흐릿해져 가고 있는가,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던 중에 어느 해에나 똑같이 세우고 똑같이 실패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나에게는 ’ 술 줄이기‘, ’ 운동하기‘, ‘한 달에 책 한 권 읽기‘ 와 같은 것들인데, 나의 건강을 위해, 다채로운 삶을 위해, 마음의 양식을 위해 꼭 해야 하는 것들인데 정말 쉽지 않다. 새해의 시작과 함께 바짝 열심히 하다가도, 꾸준히 절주 하고, 운동하고, 책 읽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어려운 것들을 꾸준히 할 수 있을까.
무언가 행위를 지속하는 일은 그것의 쉽고 어렵고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어떠한 강한 동기부여가 필요한 일이다.
매년 만다르트에 술 줄이기, 운동하기, 책 읽기가 들어가 있지만, 매년 지속하지 못하는 것은 동기부여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령 책 읽기를 계속하기가 어려워서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E-book 리더기 라던지, 밀리의 서재를 구독한다던지, 그런 것들은 언제나 세팅되어 있지만, 책 읽기는 나에겐 정말 꾸준히 하기 어렵다. 꾸준히 책을 읽고 어딜 가던 책 한 권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정말이지 너무 멋지고 멋지고.. 멋지다. 부럽다. 추구미는 이럴 때 쓰는 말인 것 같다. 아마도 ‘그냥 읽는 것’ 일수도 있겠으나, 그 ‘그냥’이 되기까지 어떤 노력이 있지 않았을까? 아니면 어렸을 적부터 쌓아온 내공 같은 것?? 그게 노력이나 환경이나 그 무엇일지라도 정말 멋지고 부러운 일이다. 처참하게도 올해 어떤 책을 읽었냐면, (6개월 동안?) 파친코(2권으로 구성되었음)… 말고는 없네. 부끄럽다. 지속적으로 독서를 하기 위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면, 지금 글을 쓰며 느낀 부끄러움으로 하반기엔 책을 읽어야겠다…
반면 여느 해와 다르게 꽤 성공적으로(아직은) 자리 잡은 것도 있다.
드디어 ’ 운동하기‘가 내 인생에서 꾸준히 하는 그것이 되었다.
2년 정도 전부터 헬스가 등록이 안되어있으면 살짝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고, 이젠 헬스 가는 게 운동하기 싫거나 가기 귀찮거나 그러진 않게 되었다(가끔 출근 전에 6시에 헬스도 간다. 와우). 매일은 아니더라도 주에 4회 정도는 가고 있고, 몸이 막 좋진 않지만 그래도 30살보다는 40살이 더 가까운 30대 중반을 넘어가는 나이에서 운동은 살기 위해 하는 사람으로서는 나름 건강한 몸뚱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취미로 열심히 하고 있는 것도 있다. 러닝 붐에 탑승해서 나도 드디어 러닝을 하고 있다. 러닝은 옛날에 ‘런데이’라는 어플로 와이프와 함께 매일 달리기 챌린지처럼 하고 난 후로는 거의 안 하고 있었는데, 올해 3월부터는 그래도 꾸준히 달리고 있다. 주에 1~2회라도 한 번에 5~7km씩 뛰고 있고, 무엇보다 재미를 붙인 것 같다. 한 여름 폭염에 뛰는 게 좀 무서워서 지금은 살짝 조심스러운 마음이 있긴 한데, 힘들면 잠깐 걸으면 되지!! 하며 일단 나갔다.(무지 더웠다.) 어쨌든 재미있는 취미가 생겼다. 10km 대회라도 나가보는 것이 목표이긴 한데, 요즘 대회 나가는 게 그렇게 힘들다고 해서 일단은 뭐… 그냥 혼자 달려도 좋을 것 같다.
러닝이라는 취미가 생긴 뒤로 여행을 가면 운동복과 러닝화를 챙기게 되었는데, 얼마 전에 뉴욕에 가서 센트럴파크를 뛴 일은 정말 감격스러울 정도다. 센트럴파크에 뛰는 사람도 정말 많았지만, 다들 왜 이리 잘 뛰는지!(다리가 길어서 그런가?) 이슬비가 미스트처럼 뿌려오는 날이었지만, 센트럴파크를 한 바퀴 뛸 생각으로 크게 돌았다. 생각보다 공원이 더더 컸고, 오르막도 많아서 힘들었다. 결국 한 바퀴는 다 못 채우긴 했는데 그래도 나 센트럴파크 뛰었다~~ 하는 게 왜 이리 좋은지 모르겠다.(ㅎㅎ)
헬스와 러닝을 지속할 수 있게 해 준 동기부여는 무엇일까.
사실 좀 더 디테일하게 쪼개보자면 난 헬스에서 하체운동은 정말 하기 싫어했는데(최근까지도), 하체 강화가 러닝 할 때 무릎이 아픈 것을 줄여준다는 말을 듣고는 하체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하체운동의 동기부여는 러닝일 수 있겠다. 러닝의 동기부여는 기록 향상이 주는 성취감일까? 아니면, 아직은 ‘러너스 하이’ 같은 것이 느껴질 정도로 뛰진 않았지만, 왜, 어린아이들이 달릴 때면 그저 이유 없이 웃으며 달리듯이 달리는 행위가 어쩌면 인간이 행복을 느끼게 하는 행위일 수도 있겠다.
뚜렷한 동기부여는 아니더라도 책 읽기는 여전히 나에겐 ‘재미‘가 부족하고 달리기는 ’ 재미‘가 있기 때문에 지속할 수 있는 것일까. 재미라는 것이 꾸준함이 만들어주는 선물 같은 거라면 동기부여가 지속성을 주는 게 아니라 지속성이 동기를 주는 것일까.(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어쨌든 상반기에 무언가에 열심히였고, 좋은 결과도 얻었으며, 지금 흐름도 좋다. 글쓰기의 목표도 있었는데, 6주 글쓰기 챌린지를 하며 여행 때 1주 결석한 것 빼고는 매주 글을 발행하고 있으니까! 7월에도 공부하는 것이 시험이 예정되어 있고, 남편으로서의 목표, 회사에서의 목표, 내 일에서의 목표, 취미 생활에서의 목표 등등 여러 가지 페르소나를 갖고 사는 현대사회에서는 정말 바쁘다 바빠… 남은 2025년, 하반기를 맞이하며, 더 열심히 살아보자고 상반기 결산을 마무리한다.
- 끝 -